읽은 책 킬에이저 신아인
소년범, 학생들의 살인사건들과 이를 둘러싼 어른들의 서사가 뒤엉킨 스릴러 소설이었다. 최근에는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이 학생들 간의 범죄를 다룬 작품들이 있었는데 많이 연상되는 지점이 있었다. 이야기를 다보고 나면, 사실 살인의 주체는 학생이 아니란 사실, 그러나 어른이 된 살인자도 결국 밝혀지지 않은 사이코패스 소년이 괴물로 성장한 결과물이다.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인 점은 소년범으로 의심되는 학생들은 냉철하고, 이의 부모로서 사회적 역할을 하는 부모들이 이성적으로 무너지는 순간들을 그려내는 대목이었다. 태은이란 인물을 보면, 마치 인간수업이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여자 주인공이 연상된다. 어떤 순간에도 냉정한 인물, 물론 그 결과가 여러 충격을 겪고 생긴 벽이란 점도 클리셰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사건의 원흉인 용범은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보기엔 아쉽다. 학생시절의 살인을 해수덕에 덮고, 경선에 누명을 씌워 선량한 성인으로 살아간 사이코패스 소년, 그 뿐이다. 그가 어떤식으로 사람들을 조종하는 서사는 생략되었고, 결과적으로 그의 친딸 은비를 사이코패스로 성장시키는 킬에이저의 시조란 느낌정도가 전부다.
사실 이 책은 누가 살인범인지에 대한 내용보다, 학생들 그리고 학생시절의 트라우마로 성장한 성인들의 서사가 메인이 아닐까 싶다. 소설 중간마다 등장하는 저자의 주제의식이 좋았고, 우리가 소년범들, 그리고 소년시절에 저지를 행동을 간직한 채 자라는 성인들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흥미롭다.
나는 학창시절에 큰 잘못을 저지른 적은 없는, 그저 찐따감성의 소유자였지만 약한 친구를 괴롭힌 중학생시절 기억이 부끄럽다. 집단적 가해를 하진 않았지만, 나보다 약한 사람들 찾아서 우위를 점하려 했던 어린 시절은 반성해야 한다. 그 강도가 약하거나 강하거나를 떠나 상대방의 가슴에는 큰 돌팔매질로 다가왔을 수 있다. 돌팔매질, 그 작은 돌로 다윗을 골리앗을 죽였다. 내 어린 시절 행동이 누군가에는 깊은 상처가 되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