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수영을 가지 않았다. 게다가 낮잠도 시원하게 한번 때린 상황, 그래도 밖에 나가서 산책이라도 해야지 싶었다. 어리저운 집도 간단하게 정리는 하고 나섰다. 비가 온 뒤라 선선할 줄 알았더니 웬걸, 덥더라. 그래도 오래 걸을 생각으로 나선 길은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걸었다. 중간에 되도 않는 쪽지시험도 피시방에서 마무리 지었다. 진짜 낙제생의 수업듣기방식이 아닌가 싶지만, 어쩔 도리가 있는가. 이미 시작해버린걸
어제 아는 형님의 조언에 따라 몸을 조금씩 움직여 보려고 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나는 듯 하다. 물론 많이 무기력한 것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멘탈의 안정되는 조짐이 있어서 일단은 조금씩 몸을 움직이려는 작업을 계속 하려고 한다. 일단 너무 무의미하게 수면시간을 늘리는 것을 삼가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왜 이렇게 잠만 자려고 하는지, 아마 무기력하다 보니 그냥 자는게 났구나 하는 마인드 셋팅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런 나에게도 조금은 너그럽고 싶다. 게으른 주제에 관용까지 베푸는게 한심해 보일 수 있지만, 이렇게 어떤 삶의 주기가 조증과 울증으로 점철되는 삶을 이해해줄 사람은 나 자신 밖에 없다. 누구도 자기 자신보다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은 없다. 아무리 내편이라고 생각되는 영혼의 단짝이어도 말이다. 물론 그런 사람 하나정도 있다면 인생은 더할 나위 없지 행복하지만 말이다. 아직은 그런 사람을 곁에 두고 있지 않아서 내가 나를 보듬고자 한다.
차라리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영혼의 단짝같은 사람이 되어 주어야지 하는 생각 쯤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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