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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리고 흔적 384

김동식 단편 운석의 주인

운석으로 인한 지구 종말의 상황이 소재인 단편이다. 내용은 꽤나 재밌기도 한게, 개그만화 보기좋은 날이 떠오르는 결말같은 느낌이다. 운석으로 인해 90프로는 멸종할 상황이 세기말적 상황을 연출하는 서사는 흔하다. 그런데 운석이 마치 김남우를 따라다닌 다는 상황이 확인 된 . 뒤이제 이 사람은 영웅이자 희생제물이 될 상황이 된다. "한 사람을 희생해서 모두를 살리는 게 정당합니까?" 체념의 질문, 그렇게 그는 지구를 떠나는 로켓에 몸을 실고 떠났다. 운석의 주인 김남우는 그렇게 지구를 구했다. 라고 생각했는데 지구가 움직인다는 속보, 그렇게 지구도 행성의 주인을 따라 움직인다는 결말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김동식의 단편은 소재는 흔하긴 해도 신선하게 비틀어서 마무리하는 느낌이 든다. 요즘 소재가 쏟아진 상..

읽은 책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경리

장편 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의 책을 읽은 적이 없어서 이번에 에세이인줄 안 유고시집을 읽게 되었다. 책 제목이 에세이 같고, 장르도 에세이-시 라고 되있었다. 목차도 요즘은 에세이도 시의 제목처럼 되있는 경우도 있기에 잘 몰랐다. 본의 아니게 시 읽어보기 챌린지를 하게 되었다. 이참에 시를 적고 감상을 남기는 글쓰기도 하고 좋았다. 시집이었으나, 되려 작가의 삶이 담긴 에세이 느낌의 시들이 많았다. 내가 생각한 길이의 시가 아닌 경우도 많아서 옮겨 적다가 생략한 경우도 있었다. 박경리 작가의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에세이스러운 시도 많아서 나름 감상하긴 좋았지만, 이럴거면 감상평만 적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3부는 전체적으로 시답다는 느낌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내가 소설맹인데, 시는 아..

121 가능하면 의사 없이 산다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나에게는 병자가 의사에게 치료를 받을 때가 혼자서 자기의 건강에 신경을 쓸 때보다 경솔한 것처럼 보인다. 전자의 경우 지시 받은 것만 엄밀하게 따르면 충분하다. 후자의 경우 우리는 지시가 목표로 하는 것, 즉 우리의 건강을 의사로부터 권유받아서 하는 것보다 더 양심적으로 주목하고, 훨씬 많은 것을 자신에게 명령하고 금지한다. 생각의사의 지시보다 자신이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의사에 대한 불신인지, 아니면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것이 더 건강에 대해 주도적으로 생각하도 행동할 수도 있다고 설명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어느정도 의사의 가이드라인은 필요할 텐데 말이다. 해석니체는 평생을 질병의 고통 속에서 살다가 간 철학자다. 스스로 자신의 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회복..

박경리, 5부 미발표 유고작 제목미상 3편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가제 죽어가는 연어를 생각하며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인이여한가롭다진흙창에 발 묻고풍요를 노래하는 시인이여어리석다행복을 노래하는 시인이여알을 까고죽어가는 연어를 생각하라한가롭지도 않고풍요롭지도 않고더더구나 행복하지도 않은진실을 응시하는 시인이야말로아름답고 풍요로우며 행복한 사람이다 감상시인이 아름다움이나 풍요를 노래하는 것보다, 비루하고 괴로우며 불행한 삶을 시적 언어로 남기는 시인이 되려 진실되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예술은 풍요로움에서 나오는 것과 비루하고 괴롭고 고통스러운 불행에서도 꽃피기도 한다. 후자에서 나오는 예술이 아무래도 우리네 삶에 더 울림이 크다. 가제 그만두자 그만두자욕망으로 부풀어진 얼굴배은망덕의 남루한 몰골냉기 등골을 지나..

김동식 단편 소녀와 소년,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볼만한 단편이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배경인 세상, 안전한 벽을 향해 소년과 소녀가 각자의 사연을 갖고 이에 다다른다. 철저히 가지생존에 입각한 소년과 어머니의 희생을 가슴에 안고 찾아온 소녀, 둘중 한 사람만 받을 수 있는 벽 너머의 지도층 이 세가지 시점에서 서사를 바라볼 수 있다. 단순하게 보자면 소녀의 몰입이 되어 소년이 이기적인 태도에 반감을 갖게 되고, 초코바를 베푼 소녀의 온정보다 초코바 껍데기를 함부러 버린 태도를 비판하며 소년을 벽너머로 받아들이는 지도층의 어의없는 가치판단으로 감상을 끝낼 수 있다. 비틀어서 보면, 소녀의 관점과 소년의 태도, 그리고 지도자들의 어이없는 결정과정에 담겨있는 그들만의 서사를 상상해볼 수 있다. 단편을 보고 나의 생각을 곱씹자면, 살다보..

120 날씨에 대해서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날씨가 매우 이상하고 예측할 수 없으면, 인간도 서로 신뢰하지 않게 된다. 게다가 인간은 개혁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 습관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전제군주는 날씨가 도덕적인 모든 지방을 좋아한다. 생각날씨가 도덕적인 것은 예측가능한 상황을 은유하는 것인지, 날씨의 불확실성과 인간은 구태에 대한 변화를 원함을 연결짓고 있다. 그러면서 기존의 권력을 가진자들은 확실성, 즉 노예도덕이 충실한 상태를 선호하는 것에 대해 도덕적인 날씨라는 표현을 한다. 해석보고 다시 내 생각해석이 딱히 와닿지가 않아 생략한다. 전제 군주가 날씨의 예측가능성을 선호하는 점을 결국 책임과 통제 가능함에 있다. 농경사회에서 오는 기원이라 볼 수 있다. 흉작에 대한 책임은 지도자에게 있는데, 날씨를 관장..

김동식 단편 디지털 고려장

일론머스크의 뉴럴링크 혹은 레이 커즈와일 등이 주장하는 뇌를 데이터화 해서 우리는 영혼불멸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기술적 특이점을 소재로 살린 단편이다. 고려장의 장소가 사상세계일 뿐이다. 다만 늙고 병든 육체 대신 백업된 뇌와 가족들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족들과 살아가는 셈이다. 기술 발전과 고려장이라는 조합을 통해 불쾌한 느낌을 주는 세계관을 연출한 점이 좋았다. 그리고 해마다 갱신을 해야 고려장 당한 부모들이 가족들의 변화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허나 그 변화를 인지하지는 못하고 업데이트 하지 않아도 가족과 같이 지내고 있음에 행복해 한다는 단서를 덧붙인다. 주인공 남자는 계속 미룬다. 아내도 딸도 갱신을 하자고 권하지만, 끝끝내 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까지 거부할까? 딸은 디지털 고려..

박경리, 5부 미발표 유고작 생명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생명 여행길에괴목 판자 하나 구했다책상으로나 사치 좀 해보려고붉은 벽돌 몇 장 괴 놓고표면 고르느라밤낮 없이 솔았다시간을 솔듯그렇게 밤낮 없이 괴목은 수지를 뿜어내며괴로워하는 것 같았다반듯하게 하는 것이 힘들구나너도 나도 힘들구나마음속으로늘어놓는데 인간의 변명아니고 뭣이랴 언제였던지단풍나무 가지 쳐 놓고다음 날 나가 보았더니수지가 피처럼 흘러 있어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언제였던지이른 봄해당화 줄기따라혈맥 같은 것 붉게 치솟는 것 보고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또 언제였던지분에 심은채송화 꽃잎 벌어질 때전율같이몸 떠는 것 보고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생명은 무엇이며아아 생명은 무엇이며사는 것은 어떤 걸까 서로가 서로의 살을 깎고서로가 서로의 뼈를 깎고살아 있..

119 아첨에 관대하다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160 아침놀만족할 줄 모르는 야심가들의 최고의 행동은 아첨꾼의 모습을 볼 때 자신들이 경멸감을 그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하고, 그들에게 역시 관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참으로 관대할 수 있는 신처럼. 생각아첨을 하는 사람에 대해 우리는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심지어 우리에게 아첨을 행하는 자에게도 말한다. 사람이 좋은 티를 내지 않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비호를 감추는 것이다. 경멸과 혐오를 감추는 야심가들에게 경의를 해석아첨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칭찬하는 것이다. 아첨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호감을 갖게 되며 친밀감이 형성된다. 아첨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호감을 갖게 되며 친밀감이 형성된다. 아첨을 사람을 이용하거나 속여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것이므로 사..

읽은 책 킬리만자로의 눈 어니스트 해밍웨이 저

노인과 바다와 함께 묶여있던 단편이라 읽게 되었다. 내가 읽는 노인과바다는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 버전이었다. 그래서 노인과 바다가 끝난 뒤 해당 단편이 나왔을 때, 노인과 바다의 목차 중 하나인 줄 알았다. 읽던 도중 내용이 갑자기 산으로 가길래, 다른 작품임을 확인하고 다시 정신차리고 읽었다. 처음에 남자라고 표현되는 인물은 이야기의 결말로 나아갈 무렵에 해리란 이름임을 알 수 있다. 해리는 치명적인 상황에서 요양을 위해 내연의 여인인지 아내와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산 근방에 있었다. 해리란 인물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음을 이야기 내내 보여주고, 굉장히 직설적으로 옆에서 물심양면 돕는 그녀에게 거칠게 대한다. 표현이 거칠긴 하면서, 뭔가 해밍웨이는 남성적인 모습으로 그리고자 한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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