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54

에세이 최소한의 이웃, 허지웅 저

허지웅작가를 알게 된 시점은 JTBC 마녀사냥을 시청하면서다. 영화관련 칼럼을 쓰면서, 진보진영의 논객 등과 같은 타이틀은 나중에 알았고, 마녀사냥에세 보여준 솔직함에 빠진 여느 시청자와 같은 마음으로 그를 접했다. 한창 여러 매체에서 활발하게 보내다가 혈액암을 겪고 난 뒤 달라진 모습과 발언으로 등장했었다. 그 시기에 살고 싶다는 농담이란 에세이도 썼다. 마녀사냥의 허지웅에서 작가 허지웅으로 다시 만난 셈이다. 이번 에세이도 작가 허지웅이 궁금해서 읽어봤다. 2022년도에 나온 책이라 꽤 지나긴 했지만, 시대의 유행에 따라 만든 책은 아니라서 크게 괘념치 않았다. 산문집이란 부제를 통해, 짧은 생각들을 묶어 내놓은 에세이의 형식이었다. 살고싶다는 농담보다 좀더 글이 다채로웠다. 작가의 글은 예전의 방송..

짧은 감상 종이달 가쿠다 마쓰요

소설은 우메자와 리카가 은행 직원의 신분으로 1억원을 횡령한 사건을 전하면서 시작된다. 그녀의 횡령을 저지르게 된 이야기와 함께, 서로 다른 상황의 인물들의 이야기도 서브격으로 전개가 된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도 드라마와 된 것으로 보아 유명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감상하기 앞서 어떤 소설인지 궁금했다.  리카를 비롯해서 작품속 인물들은 돈으로 인해 삶이 불행하다. 사실 소설을 다 읽고 해설을 보면서 참고했다. 확실히 모든 인물들이 돈에 대해 뒤틀린 정서를 가지고 있다. 리카는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일단 서브격 인물들을 보면, 돈에 대해 너무 절약하거나 사치를 부린다. 유코라는 인물은 돈으로 인해 안좋은 영향을 받을까봐 지나치게 근검절약에 집착한다. 야마다 부부의 경우 아내인 마키코가 지나..

짧은 감상 무기여 잘 있거라 어니스트 해밍웨이

영미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해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를 읽었다. 1차대전을 참전한 주인공 프레데릭 헨리, 사실 해설을 보고서야 주인공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아무튼 그가 전장에서 겪는 과정에서 전우들과의 우정, 캐서린 바클리와의 사랑, 그를 존중하는 여러 주변인물들을 통해 이야기를 재밌게 보았다. 마지막의 사랑하는 캐서린과 그의 아이가 죽음으로서 끝나는 담담한 결말이 이 책이 갖는 허무주의를 잘 끝맺음 하지 않았나 싶다. 해밍웨이의 소설은 쉽다. 내가 수준이 낮아서 그렇지, 해밍웨이를 소설가들이 참고하는 가장 큰 장점은 쉽게 쓰여진 문체인 점이다. 내 문해력에서도 그가 얼마나 쉽게 쓰기 위해 노력했는지 보인다. 기자출신이라 기사쓰기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간결하게 길게 늘어지는 문장은 배제하고, 짧고 ..

소설 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톨턴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내용의 소설이라고 하는데 꽤나 파란만장한 내용이 담겨있다. 엘리 벨이란 소년의 시점으로 벌어지는 느와르라 해야할까. 범죄의 가운데에서 성장하는 소년이, 이리도 옳곧고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소설같은 이야기가 저자의 자전적 고백이라는 점이 놀랍다. 엘리벨이란 소년의 시점에서 새아빠 역할의 라일과 어머니는 마약을 통해 생계를 꾸리며 산다. 말을 하지 못하고 허공에 글을 쓰는 형 오거스트 벨, 사실 난 말은 하지 못한다는 설정은 드라마를 보고 확인했다. 책 앞에 소개로 나와 있는데 말이다. 이정도면 내 문해력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엘리벨이 옳곧게 성장할 수 있던 것은 슬림 할아버지다. 살인죄로 복역하다 탈옥한 전설적인 인물이 베이비시터로서 엘리를 돌본다. 엘리에게 슬림..

짧은 감상 모든 삶은 충분해야 한다. 아브람 알퍼트

위대함을 추구하는 개인과 사회에 대해, 충분함을 제안하는 철학서적이었다. 이 책 읽으면서, 마이클 센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이란 책이 오버랩되었다. 둘다 결국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Meritocracy 능력주의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둘다 미국 엘리트 지식인답게 자신의 주장을 방대한 근거를 차곡차곡 제시하는게 읽으면서 살짝 후회했다. 정리하면서 읽을걸 그랬다. 능력주의가 자리잡은 것은 결국 사회를 구성하는 엘리트를 선발하는 방식에서 능력을 통한 보상체계에 기인한다. 결국 개인의 능력에 맞는 보상을 통해 자본주의 피라미드의 하이어라키에 속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렇게 사람들은 위대함을 추구한다. 위대함을 추구하면 능력주의 피라미드 꼭대기에 자리하고, 그들은 위대함으로 구성원에게 그 과실을..

짧은 감상 어셔가의 몰락 애드가 앨런 포

정말 짧은 감상이다. 아마 어셔가의 몰락은 종이책 기준으로 대략 40페이지 분량으로 추정된다. 전자책이라서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읽을때 페이지 차이가 커서 가늠이 안간다. 보통은 종이책 기준 페이지나 용량으로 가늠하는데, 용량으로는 아직 파악을 못한다. 아무튼 정말 짧은 단편이고, 넷플릭스의 해당 원작을 각색한 드라마가 있어서 읽게 되었다. 이번은 정말 날로 먹었다. 짧지만 강렬하다. 라는 지적 허영이 그득한 표현을 남겨본다. 근데 아마 나 정도의 문해력을 가진 사람도 어셔가의 몰락을 읽으면서 인물의 심리나 어셔가의 저택 주변을 그리는 표현들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주인공의 시점으로 로드릭 어셔와 매들린 어셔 정도의 인물, 그리고 나머지는 저택에서의 상황이나 기이한 현상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처나간다..

짧은 감상 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 김민경 저

정신건강전문의 김민경 저자의 책 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을 읽어봤다. 전에 안경희 저자의 에세이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안경희 저자의 책은 에세이로 분류되나, 해당 책은 인문파트의 저서로 차이가 약간 있다. 안경희 저자는 자신의 조울병을 고백하고, 자신의 전문적 지식과 위로를 담았다.  오늘 읽은 책은 에세이보다는 좀더 전문성있는 느낌은 있다. 전문적이되 좀더 친근함을 주기 위해 문답식으로 내용을 전하는 점이 좋았다. 일단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저자가 전문적인 표현을 최소화 하기도 했고, 일상의 정상적인 사람들도 겪을만한 내용을 위주로 다뤘다. 세 파트 중에 두파트는 거의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해당되는 내용이었고, 마지막 세번째가 좀더 정신건강 전문의의 ..

마당이 있는 집 김진영 임지연 김태희 생각하며 본 감상

마당이 있는 집을 우연히 밀리의 서재로 검색했다. 마침 있길래, 넷플릭스에 있는 드라마를 보기전에 봐야지 싶어서 읽어나갔다. 일단 주연배우중에 김태희와 임지연이란 부분만 알고 있었고, 임지연이 상복을 입고 짜장면을 먹는 신이 회자되어서 딱 그정도만 안다. 그래서 일단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기에 살폈다. 장르가 스릴러,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어서 내용을 다 말하면 좀 그렇다. 아마 김태희가 배역으로 한 주란과 임지연 배우가 맡은 상은을 중심으로 소설의 이야기가 진행이된다. 사실 남편들도 등장인물이긴 하지만, 주란과 상은의 시점에서 다뤄지는 조연들이 아닌가 싶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물이지만, 상은과 주란 두 인물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이 둘을 김태희 임지연으로 상상하면서 보니까 훨씬 편하게 읽히..

자살클럽,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오늘도 열린책들 세계문학전집을 개미털기 해보려고 분량이 적은 자살클럽을 골랐다. 알고보니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저자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었다. 자살클럽과 시체도둑, 병 속의 악마, 말트루아 경의 대문 이렇게 단편으로 구성된 단편선이었다. 그런데 사실 읽었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충넘어가긴 했다. 역자 해설을 보고나서 겨우 이해한 수준이다. 아무래도 소재의 미스터리함과 저자의 그 서사를 끌어가는 데 있어 신비감? 을 나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자살클럽은 그나마 이해한게 일단 주인공이 도박을 통해 사람들을 자살시켜서 부를 축척한 범죄집단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세세한 내용까진 놓쳤지만, 주인공의 위험을 감수한 모험적 용감함으로 자살클럽을 소탕하는 이야기는, 중간중간 미스터리함이 사실 포인트인데 내 문..

2024-06-06 독서후기

오늘 독서모임에서 읽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로기완의 원작 소설, 조해진작가의 로기완을 만났다 입니다. 마침 책이 밀리의 서재에 등록이 되어있어서 잘됐다 싶어서 바로 읽어나갔습니다. 소설은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유령처럼 삶을 이어가던 L, 로기완의 일기를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됩니다. 로기완의 일기를 따라 브뤼셀에 찾아간 김작가의 시점으로 소설의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로기완의 삶을 그의 일기를 통해 이해하는 작가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김작가의 시선으로 로기완의 삶이 어떠했는지 그려지면서 동시에 작가와 주변인물간의 이야기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브뤼셀 현지에서 도움을 주는 전직 의사 박이란 인물, 한국에서 작가와 윤주사이의 이야기등이 중간마다 나오는데, 로기완을 취재하는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