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틈타 함덕에서 제주로 돌아왔다. 시간은 8시가 되지 않은 때, 집으로 온다음 일단 밀린 빨래를 돌렸다. 그렇게 쉬고나서 자전거를 반납하자는 마음으로 맥도날드를 주문했다. 최소주문액을 맞추다보니 진수성찬을 아침에 먹었다. 잠은 제대로 오지 않더라, 조금 쉬다가 빨래를 널고 다시 오후까지만 쉬기로 했지만, 역시나 잠은 안왔다.
12시가 좀 지나서 자전거를 반납하러 출발했다. 대충 한시가 안되서 도착했고, 자전거는 무사히 반납되었다. 그렇게 집으로 갈때는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고 이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참으로 무식한 4박 5일이었다. 제대로 장비를 하지 않아, 얼굴은 다 타고 팔은 약간 화상입은 것처럼 되어버렸다.
내 체력이나 마인드는 첫날 모슬포에서 사실상 끝났다. 다음날부터는 내가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중간에 대여기간을 연장해야하나 고민도 했을 정도다. 3일차 성산에 도착했을 때, 7부능선을 넘었구나 싶었다. 그래도 예전에 성산을 갔던 경험도 있으니 그랬다. 하지만, 성산 당일치기때와는 다른 체중이나 체력상태 때문에 걱정이 멈춰지진 않더라.
그렇게 성산에서 함덕으로 오니 이제는 여행이나 나발이고, 잠이나 자고 얼른 집으로 새벽을 벗삼아 가자고 마음 먹었다.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서 걱정했지만, 비는 오지 않더라.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고, 나의 무식한 제주일주가 끝이 났다.
나는 왜 제주일주를 했을까? 호기심이 아니었나 싶다. 내가 과연 해낼 수 있나 하는 호기심 말이다. 결국 하긴 했다. 얼굴은 시커멓게 되고 발바닥에 물집이 잡힐만큼 엉성한 결과물을 얻긴 했다. 영광의 상처라고 하기엔 참 어설픈 여정이었다. 지금은 어떤 기분이냐면, 그냥 어안이 벙벙하고 피곤하고 그냥 휴일날 집에 있는 나 자신으로 돌아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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