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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서 만난 너는 내 운명

p5kk1492 2024. 5. 2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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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81/0003453259

 

“요양원에서 만나 결혼해요”…102세·100세 신혼부부 ‘너는 내 운명’

요양원에서 만난 102세의 신부와 100세 신랑이 연애 9년 만에 결혼식을 올려 화제다. 폭스 뉴스와 뉴욕포스트 등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사는 마저리 피터먼(102)과 버니 리트먼(100)가 지난 19일(현지

n.news.naver.com

 

2024-05-25 서울신문 기사의 링크다. 당연히 한국의 사례는 아니고 미국 필라델피아의 요양원에서 일어난 사례를 전하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호주와 제주에서 요양시설 근무 경험이 있다보니 이 기사에 대해 짤막하게 얘기할 거리가 있을가 싶어 글을 써본다. 그런데 막상 남기려고 하니까 길게 언급할 만한 주제는 아니다. 다만 한국의 요양시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란 점은 결론낼 수 있다.

 

내가 호주 요양시설에서 일할때는 결혼은 아니고 커플까지는 본적이 있다. 어느정도 인지가 있는 두 어르신이 가벼운 스킨쉽정도는 종종 볼 수 있었다. 식사시간에는 같이 나와서 손도 잡고 가벼운 뽀뽀 정도는 하는 요양시설 커플이었다. 당연히 둘이 다른 방에서 생활하였고 말이다. 이에 대해 요양시설 근무자 중 누구도 이에 대해 안좋은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냥 내 입장에서는 아 저게 서양인들의 개인주의 뭐 그런 개념인가 하고 넘겼다.

 

요양시설 내 커플 뿐 아니라 호주에서 요양원 분위기와 한국과는 조금 달랐다. 내가 일한 호주 요양원이 절대 실버타운 같이 인지가 멀쩡한 어르신들의 요양시설은 아니었다. 소문으로는 호주 요양원 중에서도 케어하기 힘든 어르신들을 받기로 유명한 회사였다고 한다. 그래서 중증 치매 어르신도 많고, 거동이 불가능한 정도의 어르신도 당연히 많았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어느정도 인지 있는 어르신들이 편안 여생을 맞을 수 있게끔 하는 정도의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느낌이다.

 

한국에서 요양원은 시설이 문제가 아니라 어르신들의 정서 자체가 달라서 위와 같은 커플 사례는 힘들다고 본다. 시설에 있는 어르신만 아니더라도 나이든 중년만 되도 남녀이야기에 대해 남사스럽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는게 사실이다. 물론 점점 나아지고는 있어도 주변의 시선을 엄청 신경쓰는 게 한국 정서인데, 갇혀있다 시피 하는 시설에서 감정이 일어나긴 힘들다.

 

민감한 얘기지만 남성 어르신이 자신의 외로움을 해소하려고 인지가 떨어지거나 경증 치매 혹은 중증 치매 여성 어르신에게 몹쓸 행위를 하는 경우를 본적이 있다. 이것은 한국과 호주 둘다 해당하는 내용이다. 젠더갈등이 심해서 민감하긴 하지만, 하필 둘다 남성 어르신들의 일탈행위였다. 나도 남자라서, 늙으면 어디까지 추해지는지 눈으로 보다보니 평소에도 조심하게 된다. 그런데, 너는 내 운명 같은 기사를 보니 한편으로는 또하나의 판타지 소설을 보는거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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