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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감상, 서부 전선 이상 없다 (2022)

p5kk1492 2024. 5. 3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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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먼저 본 작품은 소설이다 보니 영화와의 차이를 확인했다. 소설과 영화의 서사에 차이는 확실히 있었다. 이전에 30년과 79년도에 영화화 된 작품으로, 아무래도 연출하는데 감독도 신경을 많이 썼을 테다. 뭐 그런것에 영향 받지 않고 자신만의 서부전선을 그렸을 것도 같다. 영화로 만들되 주제의식은 놓지 않는 다는 마음가짐도 나름 전해졌다.

 

소설이나 영화 모두 전쟁의 참상을 전하기 위함이었고, 그 주제의식은 전달되었다. 소설은 전장에서의 죽음을 맞는 동료, 전장 바깥에서 의외의 만남과 가족 혹은 주변인물들의 이질적 상황 등을 통해 전쟁이 주는 참담함을 그려냈다. 영화는 소설이 가질 수 있는 긴 호흡 대신 짧은 시간안에 반전주의를 담아내는데 나름 성공했다고 본다. 서부전선에 집중하고, 죽어가는 병사들을 하나 하나 집중해서 영상으로 담아냄으로서 말이다. 전쟁에서의 가장 비참함은 결국 무고한 죽음, 무가치한 희생이 아닐까 한다. 이 상황을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전쟁의 지휘부들의 행태를 영화에서는 오리지널 장면으로 담아냈다. 소설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지휘계급을 영화속에 담아내서 서부전선과 대비되서 전쟁의 참상을 잘 그려냈다.

 

그리고 글을 다 써놓고 중간에 첨언하는 내용인데, 파울이 프랑스 군인을 직접 죽이게 되는 순간이 있다. 전쟁이니까 총질을 하고 폭탄을 던지는 행위야 묘사되지만, 실제로 살인을 하는 장면은 소설과 영화 모두 극적이다. 소설은 꽤 후반에 가까운 상황에 등장하고, 영화는 대량 중간 좀 더 지난 부분에 등장한다. 소설과 영화에서 프랑스 군인과 마주치는 공간에도 좀 차이가 있었으나, 사실 여긴 내가 좀 기억이 안난다. 다만 그 프랑스 군인을 한번에 죽이지 못하고, 죽어가는 그를 살리려는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파울의 심적인 동요가 소설, 영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극적으로 표현하고 또 연출했다. 그가 죽은뒤 품속에서 발견하는 가족의 사진과 인쇄공이라는 직업이 기록된 수첩을 발견한 부분 또한 잘 살려냈다. 사실 소설과 영화에서 이 장면은 파울에게는 극적인 순간이기에 잘 살려서 기억에 남는다.

 

해석을 보고 소설과 영화의 결말부분의 다름을 이해해 버렸다. 개인적으로  소설 결말의 파울로의 죽음, 그리고 마지막 보고서로 마무리되는 장면은 주제의식을 잘 드러내는 구절이었다. 몇 줄로 마무리되는 주인공의 죽음이 마치 전쟁터의 군인들의 전사가 그저 통계치로 보고됨을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영화에서 파울로는 친구였던 전우를 잃고 무가치한 전투를 치루며 이미 죽음을 향해 돌진하는 인물로 보인다. 전쟁을 겪으면서 이미 상실감으로 그렇게 마지막을 장식한 결말은 암담한 부분이 있다. 이러한 결말은 소설에서 몇마디 문장으로 마무리짓는 임팩트 대신 영화가 연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좋았다고 본다. 소설이 좀더 매력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담백하게 전쟁의 참상을 그려서다.

 

역시 나는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참 난독증에 가깝다. 주인공이름만 겨우 기억나고 나머지는 매칭도 안되었다. 나무위기 줄거리로 복습하면서 봤는데도 헷갈릴 지경이었다. 어쨌든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영화만으로도 좋은 영화다. 마지막 1차대전에서 서부전선에서 벌어졌던 지리한 참호전과 전사자 수를 스크립트로 실으면서 마무리하는데, 역시 실화바탕은 마무리로 멘트를 넣는게 제맛이다. 소설원작과 더불어 실화배경, 찰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