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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굴 위로할 입장일까

p5kk1492 2024. 6. 1.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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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연예인이 평소 남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일종의 고민해결사라는 말을 방송해서 했다. 이를 듣고 전문 상담가는 남의 고민을 듣고 이를 위로하고 해결하는 그 행동에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원하는 상황이 내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냥 그 둘의 대화에서 난 누가 누굴 위로하고 있는가, 위로받아야할 사람이 자기 자신임을 알아야한다 메시지가 보였다. 나에게 던지는 메시지 같았다.

 

내가 남에 사정에 대해 귀기울이거나 지나치지 못함은 결국 나도 위로받고 싶은 욕망이 서려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쨋든 잠정적으로 위로받는 과정이 있었다. 올초에 우연한 기회의 심리상담을 맛보았다. 단순 건강검진때문에 방문한 곳에서, 좋은 분을 만나서 무료로 심리상담을 받았고, 그때 참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받았다도 아니고 받았던 것 같다는 말은 그 당시에는 잘 모르고 지나갔고, 지금에서야 조금씩 느끼고 있다.

 

선생님도 개인적인 시간을 내어 따로 수당이 되지 않는 상담시간, 그렇게 호의와 위로의 시간이 나에게 이런 글을 쓰게 만들고 또 다시 유튜브에 나의 말을 남길 수 있는 용기를 준 셈이다. 사실 내 이야기를 주변사람에게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은 나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지금처럼 나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내 감정이나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말로 기록해놓는 것이다. 

 

감정일기를 쓴다던가, 일상의 좋은 습관을 루틴화 하는 작업으로 내 심리적인 건강함을 유지하는게 좋다고 배웠다. 책으로도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누군가에게 위로의 공감을 받고 전해주는 조언은 또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나 스스로 좋아하던 글이나 말을 하는 공간을 확보했고, 이 행위가 나름 좋은 습관이기도 하고 좋은 취미가 되기도 하니 여러모로 좋은 셈이다.

 

내가 블로그에 태그도 안달고 따로 이미지도 남기지 않고 올리는 것은 빵점자리 운영방식이다. 유튜브도 성의없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나에게 블로그나 유튜브는 그냥 카카오톡 메신저에 올리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읽었음 1 사라지는 정도면 된다고 본다. 예전에는 그래도 기대감이 있었다. 내가 유튜브 혹은 블로그 하면 혹시 수익창출이 될까? 1인기업? 디지털 노마드? 이런 상상 아닌 망상을 하긴 했는데, 이제는 그냥 내 일기를 남긴다는 마음이다. 물론 남들이 볼 가능성이 있는 일기장이니까 자기검열은 하고 말이다.

 

타인의 위로와 공감은 한번만이라도 제대로 받으면, 그뒤로는 내가 나를 스스로 위안할 수 있음을 배우고 있다. 내 스스로 동력이 되서 지금도 나자신을 위하고 있다. 이렇게 글로 남기는 것으로, 그다음에 이 글을 말로 옮기면서 말이다. 혹시나 내가 누군가에게 그 한번의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살만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