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노동과 운동까지 마친 노구를 이끌고, 22시 20분에 김건희의 의혹을 다룬 다큐를 보러 갔다. 갈때는 버스, 집에 올때는 할증 택시를 타고 돌아오며 피곤에 쩔은 상태로 잠이 들었다. 총평은 아쉬움, 그러나 내가 정치 과몰입 상태의 정치병자라 멸칭을 들을 정도의 관객이란점은 감안하길 바란다. 나름 저예산으로 만들어도, 워낙 인터뷰이 들의 퀄이 좋고, 이명수기자나 최재영 목사가 가진 소스, 안진걸 소장 및 소울의 소리 대표 등의 자료가 탄탄함이 보였다. 나름 아쉬운 웰메이드다.
나름 아쉽다는 것은 마치 반지의제왕 원작을 사랑하는 톨키니스트들이 피터잭슨 영화를 보고난 뒤라고 비유한다. 이걸 워딩 그래도 독해하진말자. 비유다. 내가 김건희란 독특한 인물에 대해 예전부터 자주 접했고, 논란이 터질때마다 워낙 뉴스 등의 매체에서 자세히 다룰 때마다 접했다. 김건희에 대한 각종 의혹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다면, 이번 다큐멘터리에서 전반적으로 새로운 내용은 없다. 그저 크고 작은 디테일이 보였다. 그리고 나름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연출도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고 BBC 나 넷플릭스 제작 다큐를 연상하진 말자. 약간 마이클 무어의 하위호환 정도.
정치적 과몰입에다가 다큐장르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조금 높은 잣대로 영화를 평하는게 사실이고 인정한다. 정치에 무관심하고, 적어도 다큐장르에 거부감이 없는 잠재적 관객에게는 추천하고 싶다. 사실 내가 좀 흥미롭게 본 디테일은 최재영 목사 디올백이었다. 그가 디올백을 건내기 전에, 이미 3차례 선물을 전했다. 첫번째를 제외하고, 3차례는 모두 영상이 남아있었다. 디올백을 건내주고 이야기 중 다음 접견자가 있어 최재영목사는 떠나는데, 가면서 접견대상을 일부러 촬영했다. 그들도 진상품을 들고 대기하는 그 모습, 이건 정말 왕정이고 마리앙뚜아네뜨란 비유가 괜한 말이 아니었다.
이와같은 디테일에 영화 중 허탈하고 좀 그랬다. 뭐 예상은 해도, 실제 상황을 보면 참 묘한 기분이 드는게 사실이다. 여하튼, 영화의 전반과 결말 직전까지는 김건희 의혹에 대해 상세하게 다룬다. 최은순과 정대택간의 송사라던가, 정재택 검사란 뒷배가 김건희에 있었던 점은 내가 잘 모르던 디테일이다. 나도 그렇게 자세하게 알고 다니진 않았지만, 아마 김건희 의혹에 대한 기사로는 많이 나온 내용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김건희 이야기 이후 결말에 대한 담론이었다. 정치적인 다큐이기에 결말은 아무래도 뻔하게 흘러갔지만, 다큐멘터리의 완성도 부분에서는 갸우뚱했다. 급하게 결론을 맺는 달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큐의 결말이 현재 정치적 흐름에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명태균에 대한 이야기나 계엄관련한 내용은 다뤄지지 않기 때문에, 다큐에서는 어느정도 크로스체크된 내용까지만 다뤘다. 그래서 다큐멘터리의 내용적인 퀄리티는 탄탄하다.
사족이지만, 최재영 목사의 진의에는 사실 물음표가 느껴진다. 이명수기자는 기자로서의 소명의식이던 본인이 저널리스트로 인정받지 못하는 독특한 취재방식이 있었지만, 성과가 대단하다. 최재영 목사의 디올백사건을 통해, 그의 역할을 대단하다. 허나 그는 김건희를 통한 당시 대통령 집권세력의 통일관을 들어보려고 접근한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그들을 검증한 것인데, 그들의 통일관이 자신의 가치관과 맞았다면 어떤 결과가 이뤄졌을까. 내가 최재영목사에 대해서는 잘몰라서 말하는 사족이긴 하다. 모두가 각자의 저의를 갖고 움직인다. 그건 옳고 그름의 영역 너머에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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