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읽은 책 병든 민주주의, 미국은 왜 위태로운가

p5kk1492 2024. 11. 2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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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스네가로프, 로맹 위레 지음 / 델핀 파팽, 플로리안 피카르 그림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큰 줄기에서 미국 민주주의 제도의 역사를 훑는 느낌의 요약본같은 저서였다. 책 내용 중에 트럼프 암살미수 사건이 벌어진 24년 7월 13일 사건도 등장한다. 이를 보면, 이 책이 굉장히 최근의 미 대선의 모습까지 반영해서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적하기 위해 쓴 책임을 알 수 있다. 책의 주제의식에 비해서 분량이 짧아 놀랐는데, 아무래도 이번 트럼프가 당선된 미 대선까지 살피기 위해 빠르게 쓴 책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역사는 짧고 간결하다. 그들이 자랑하는 민주주의, 미국의 민주주의는 노예제도가 함께했다. 왕정은 아니지만 노예를 유지하는 민주주의, 실제로 대통령을 종신제로 생각을 했던 엘리트도 있었다. 일단 왕정은 아니어도 노예제를 인정하는 엘리트주의 민주주의로 출발한 점이 모순이란 점을 지적하면서 이야기의 포문을 연다.

 

뒤이어 남북전쟁 이후 노예제도를 폐지, 그리고 수정헌법 13조에 노예제 금지를 박아넣었지만 노예였던 흑인에 대한 차별은 1960년 법적으로 차별에 대한 판례가 생기기 전까지도 만연했다. 책내용에도 추가적으로 Black Lives Matter 운동도 언급되면서, 여전한 흑인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이 미국의 민주주의의 역사 아래 여전한 병폐임을 언급한다.

 

미국이 민주주의 공화정에서 프런티어가 마무리된 국가에서 제국주의적 성향의 나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고립주의를 버리고 메시아 사상으로 나아간 점도 지적한다. 미국은 자신들의 공화정을 전파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미국전역을 개척하는 동안은 먼로선언에 입각해 고립주의를 택했지만, 이제는 시선을 외부로 돌려서 베트남 파병과 같은 대표적인, 소위 미 제국주의라고 일컬어지는 민주주의 전파를 택한다. 사실 원조와 군사개입등과 같은 행동이 일종의 메시아 사상이라고 표현되는점도 새로 배웠다. 그만큼 미국은 자신들이 민주주의 공화정에 대한 자부심 혹은 영향력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책에서 말한다.

 

60대에서 80까지 닉슨에서 레이건까지의 역사를 짧게 훑는데, 그야말로 암살과 폭동, 히피와 진보 그리고 레이건의 보수주의로 마무리되는 서사가 펼쳐진다. 68운동으로 대표되는 시절, 히피와 반전주의 같은 진보적 색체와 함께 케네디로 마틴 루터 킹 암살과 흑인 폭동과 같은 폭력의 역사가 진행된다. 이러한 것도 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제적 위기감이 레이건의 보수주의가 자리잡았던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2001년의 911사건이 미국의 자유에 대한 시민들이 스스로 국가의 안보법을 묵인하는 형태로 나아간 부분과 2021년 트럼프주의자들의 미 의사당 점령 사건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이했음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부시도 911을 통해 미국과 자신의 대통령 평가에 대한 반전을 주고 재선과 함께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트럼프도 선동가적 기질로 300만표를 앞선 힐러리를 선거인단 제로로 당선, 그 뒤에 바이든에 의해 재선에 실패하자 또다시 선동을 통해 트럼피스트들을 통한 폭력적 의사당 점령을 유도했다. 

 

책에는 트럼프의 당선까진 나오진 않지만 그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적으로 보였던 7월13일 암살미수 사건을 언급하는 에필로그를 보면, 결말은 정해졌던 것 같기도 하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히 되었을 즈음에 아마 이 병든 민주주의란 내용으로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진 점을 한번 미국의 민주주의 발전사를 통해 살펴보고자 했던것이 저자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선거인단 제도가 미국이란 나라의 규모때문인지 어떤 사회 구조상 택한 간선제라 실제 미국은 직접선거를 하고 있는 나라는 아니다. 여론조사는 일단 직접투표를 감안한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힐러리와 해리스는 여론조사로는 미 대통령이었다. 선거인단 제도를 통해 공화당은 부시와 트럼프, 그리고 또다시 트럼프를 당선시켰다. 이 책에서는 선거인단 제도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진 않지만, 힐러리가 300만 표 이상을 받고도 대선에서 패배한 부분은 지적했고, 부시와 엘고어와도 선거에서도 언급된 선거인단 제도의 고질적 문제로 꼬집는 사례를 언급하고 넘어간다. 

 

선거제도로 문제점을 삼으면 사실 대선불복이란 프레임에 걸려넘어질 수 있다. 차라리 미국이란 나라, 왕이 없는 민주주의 공화정을 세운 그 역사의 발자취를 돌아보자는,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마인드의 컨셉은 좋았다. 미국역사를 민주주의 형성의 관점에서 짧게 훝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분량이 짧아서 더 맘에 들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이렇게 정리가 될 수 있을까?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워낙 좌우로 나눠져서 누군가 역사적으로 정리를 해도 정쟁의 대상으로 삼을 뿐, 어렵다.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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