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감은 재미없었다. 소설맹이란 점을 떠나서 딱히 재미난 점이 없었고, 아마 내가 SF 장르 소설을 제대로 접한게 이번이 처음이고 확실히 영화로 보는게 아니면 소설은 재미가 없구나란 느낌으로 쓱 보고 접었다.
내용은 슈퍼리그란 은어로 표현되는, 거대기업이 스펙을 무관하게 입사테스트를 가상현실에서 시행하고 청년들이 일종의 어른이 되는 과정처럼 도전한다는 서사를 담고있다.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단 내용도 재미없고,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지만 몇몇 독특한 장치 두어개 빼고 전체적인 서사 자체는 끌리지 않았다.
일단 주인공이 스팸택시를 통해 개인정보와 전재산 그리고 슈퍼리그가 참여할 수 있는 장비를 모두 잃는다. 스팸택시가 독특한데, 일단 성적으로 유혹하는 홀로그램으로 낚는다. 그다음 주인공의 개인적인 취약함, 죽은 동생의 홀로그램을 이용해 긍정의 대답을 유도한다. '네'란 답변이 아니어도 동의를 구함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잡아내서 피해자의 정보나 재산등을 강탈하는 방식이 스팸택시다. 타기전엔 모르고, 홀로그램을 보고서야 파악한 주인공을 통해, 일반 택시와 구분이 가지 않는 특징 등이 예상된다.
하나는 공장내 인간 근로자 2명은 필수적으로 배치한다는 근로관련 법안이 있는 점이 재밌는 장치다. 이것은 왠지 우리의 삶에 가까운 법으로 느껴졌는데, 현재 AI 의 발전 속도가 무섭다. 미래세계에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한다는 디스토피아가 그려지지만, 사실상 로봇도 아닌 무형의 AI가 인류의 대부분의 노동을 대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10년도 되기전에 이미 법적으로 최소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법안이 대두되지 않을까 싶어서 인상깊게 봤다.
이 두가지 장치 이외에는 재미는 없었다. 슈퍼리그도 청년들의 제한없는 경쟁시스템을 퀘스트처럼 그려내면서, 결국 현대의 경쟁을 은유하기도 한다고는 보인다. 사실 메인 내용은 그냥 쓱 보고 넘겼다. 이 내용이, 영상으로 봐도 재밌을까 말까 한데, 글로 가상의 장치로 가상현실과 현재현실이 뒤엉킨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과 주변인물 이야기가 딱히 와닿지 않았다.
그래도 중간에 미래적 시점에서 오늘의 사건이나 소재를 마치 과거의 이야기처럼 말하는 것은, 물론 미래서사에서 쓸법한 장치지만 이게 장르소설이구나 하는 느낌은 들었다. 그냥 스팸택시하고 최소인력 배치 이 두가지 건졌다 생각하고 읽은 책 슈퍼리그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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