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the Draftsman

The first draft of anything is shit...but I still have written that shit.

일상 끄적이기

슬슬 아프기 시작하니 떠오르는 잡생각

p5kk1492 2024. 7. 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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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를 안하고 살다보니 40이 다가오자 벌써 몸이 고장나기 시작한다. 아직 37살인데, 3년을 앞두고 말이다. 쉽게 목감기에 시달리기 시작한지 벌써 4개월 된거 같다. 편의점에서 타이레놀이나 기침약을 1+1 제로콜라 사먹듯 하고 있다. 원래 눈이 안좋은 편이지만,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인공눈물을 달고 산것도 올해부터다. 비만이니 고혈압은 뭐 당연하고, 퓨린수치도 높다. 참 고장난 몸이다. 내 건강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요즘 다시 복싱 체육관을 다니고 싶어져서 일단 시험삼아 집근처에서 줄넘기를 했다. 일단 줄넘기를 했을 때, 허리 통증이 있는지 체크할겸 몇일 해보고 다니려고 나름 실험에 들어갔다. 막상 줄넘기를 하니 허리보다 체력이 더 문제였다. 그래도 복싱을 하고싶어져서 일단은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다가 발목이 삐끗했나 보다. 참 고장난 몸뚱아리, 3일계정도 아니고 줄넘기 3일천하로 끝났다.

 

사실 줄넘기를 할때는 잘 못느꼈는데, 어느 순간 다리를 절뚝이며 걸을지경이었다. 엄살부리고 싶지 않지만, 통증때문에 멀쩡한 척 걷기 좀 어려운 상황이다. 참 걷는게 불편해지니까, 걷다가 혼잣말로 욕설이 나올때가 있다. 내가 일을하다가 진상을 상대해도 나오지 않던 감정이 내 몸의 불편함때문에 표출된다. 평소에 유유자적 산책을 하고, 심심하면 주변을 거닐던 내가 아주 사소한 통증으로 불편함이 분노로 이어졌다.

 

참 사람이 얼마나 편하게 살고 있는지, 무엇인가 잃고 나서야 깨닫는게 참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지금은 사소한 발목 통증이 일상의 편안함을 깨닫게 해주고 있지만, 과거의 비슷한 기억이 있어서 이야기를 꺼내고자 한다. 내가 광대로 살았던 시절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달았던 순간, 내가 2017년 한국에서 돌아오고 나서 말하는 법을 잃었을 시절이 그때를 깨닫게 했었다.

 

호주를 가기전에 좀 극단적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 그때 극단적인 상황에서 문득 스스로에게, 너는 그래도 말은 잘 하잖아 라고 말했다. 내 망음의 소리가 결국 나를 살렸는데, 호주와 캐나다에서 겪은 실패가 결국 잘하던 말도 못하는 병신이 되었었다. 물론 말을 잘한다는 수준이, 그냥 맘에 맞는 친구들과 유쾌하게 떠드는 정도다. 무슨 말재주로 밥벌이를 할 수준의 능력은 아니었다.

 

사소한 재주하나로 죽고 살기도 한다. 내게 있어 그냥 친구들 사이에서 유쾌한 말한마디, 농담던지는 광대역할을 하던 시절이 소중하단 사실을 너무 절실하게 느낀다. 17년도에서 22년도의 암흑기에서는 정말 말재주를 상실한체 살아가야한다는 감정으로 살았다. 내가 우울증이란 사실조차 망각할 수준으로 우울한 감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5년이지 싶다.

 

지금은 주변 직장 동료분들과 소소하게 농담 한마디 던지는 정도는 된다. 웃기는 것은 아니고, 그냥 사람구실 정도다.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예전모습이 보인다며 자기일처럼 격려해준다. 그리고 주변은 모르게 글도 쓰고, 유튜브에 라디오 컨셉으로 녹음도 올리고 있다. 블로그나 유튜브나 하꼬중의 하꼬지만 말이다. 그래도 유튜브 라디오를 듣고 달리는 댓글을 보면서 감사하다. 

 

예전에 내 목소리나 말을 잘한다는 소리를 처음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가 학교를 복학하고 나서 발표를 했던 다음에 말해준, 내 말재주에 대한 첫 칭찬이었다. 아마 내가 글을 쓰고 라디오를 녹음하게 만들어준 출발점이 아닐까 싶다. 한번 잃어버렸던 것이라서 지금 내 상황에 대해 너무 감사하고 소중한 기분이 든다. 발목을 삐끗하다보니, 인생 삐끗한 시절까지 회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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