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읽은 책은 저자가 인생의 황혼기의 노년 여섯분을 만나면서 나눈 이야기와 감정, 그리고 그들이 가진 가치관에 대한 심리학적 근거까지 곁들여진 내용이 담겨있다. 에세이에 가까운 부분도 있지만, 노년의 경험이 담긴 이야기 사이에 심리학적 용어와 연구결과가 함께 담겨 있어서 인문학적으로 노년의 삶과 가치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여섯명의 노년이 가진 삶의 태도는 각자 나름의 긍정성이라고 결론낼 수 있다. 삶의 남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오히려 죽음을 받아들인다.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삶을 받아들이는 것과 동의어란 부분에서 저자도 그렇고 독자도 인상적인 대목으로 느끼지 않을 까 싶다. 노년이 되어 삶을 되돌아보면 분명 아쉬울 수 있고, 남보다 못한 삶이라 여길 수 있어 꼬인 생각을 하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다. 허나 위의 노년들은 각자 나름의 가치관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자세를 갖고 산다.
모든 노년이 위의 사례처럼 지혜로운 황혼기를 살진 않는다. 저자는 어쩌면 정말 삶의 전환점을 줄 수 있는 여섯인물을 만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줄 수 있는 축복을 받았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면 여섯분 이외에도 여러 노년층을 인터뷰 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노년세대가 젊은 세대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다는 연구결과도 책 속에 근거로 곳곳에 넣어두긴 했다. 단순히 여섯명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분명 지혜로운 노년세대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전하고 있는 인문학적 메시지도 잊지 않는다.
내가 살면서 만난 노년세대는 대체로는 고집스럽고, 삶의 황혼기를 그다지 유쾌하게 인정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좀더 추한 노년의 삶을 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금도 나이가 들면서 혹시나 내가 꼰대, 틀탁, 딸피와 같은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아닌가 하며 나 자신을 항상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남에게 관대하고 나에겐 엄격한 인간으로 살려고 노력한다면, 쉰내는 나더라도 내 가치관에서 쉰냄새가 나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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