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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끄적이기

스포후기 보통의 가족 2024, 심연을 들여다본 대가

p5kk1492 2024. 10. 20.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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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이야기처럼 보이면서도 어려운 면이 있는 영화였다. 그래도 서사를 찬찬히 따라가면, 아니 그냥 심플하게 내멋대로 생각하자면 결국 심연을 들여다 보고 괴물이된 자가, 결국 심연도 그 괴물을 바로되었다는 결말이랄까. 니체의 선악의 저편에 등장하는 유명한 아포리즘이 떠오르는 영화내용이었다.

 

변호사로 높은 수준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형 양재환역의 설경구는 심연을 들여보고 있는 괴물이다. 영화의 인트로씬에서 등장하는 재벌3세의 살인사건에 대해, 수임과 변호과정에서 그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리고 사람을 살리는 의사이자 선비같은 느낌을 가진 동생 양재규역의 장동건은 약간 유약함과 우유부단함이 보이는 인물이다. 우유부단보다는 사실 유약해보이는 것이 크긴 하지만, 자신의 옳음을 관철하는 과정에서 확고하지 못한 모습도 보인다. 그래도 정정당당이라던가, 선함의 영역에 있고자 하는 인물이다.

 

두 형제의 일원이 된 형의 새아내역인 수현과 동생의 아내역인 김희애도 흥미로운 캐릭터였다. 서사가 전개되는 양상에 따라 김희애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가 매력있었다. 물론 과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영화안에서 확고한 연기를 보여주는 매력이다. 설경구배우는 약간 요즘 어떤 영화에서나 같은 연기를 하는 느낌이고, 장동건배우는 좀 뚝딱거리는 느낌이 있었다. 수현배우도 나쁘지 않았다.

 

영화가 전개되는 사건의 소재는 형의 딸과 동생의 아들이 벌인 노숙인 폭행치사 사건이다. 보통의 가족이 범죄영화가 아닌 가족드라마인 이유는 범죄를 대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그리는데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아마 스릴러같은 영화를 예상했다면, 빗나갔음을 느낄 것이다. 스릴러가 그려내는 긴장감이 아닌, 이미 사건을 은폐를 하는데에 촛점을 맞추고 이 사건을 벌인 자녀들과 그 부모들간의 간극을 그려내고 있다. 

 

나는 이 영화가 어떻게 결말을 지을지 궁금했다. 이게 판을 크게 벌렸다가 확 결말을 그리다 보면 영화 전체가 어그러질 수 있을 서사였다. 마무리가 썩 매끄럽진 않았다 사실. 그래도 노숙인은 결국 사망하고, 아이들은 자신들의 범죄가 은폐될 것이 확실함을 알고 죄의식조차 없는 모습을 재환은 느꼈다. 그전에 자신이 변호하던 제벌3세가 보여준 반성의 기미가 전혀없는 태도에서 본 섬뜩함을 자기 자식에게도 본 것이다. 애써 외면하던 심연의 괴물인 자신, 자신의 추악함은 가족애로 감추더라도 자기 자식이 괴물이 되었음을.

 

자녀들의 이야기를 보고, 동생부부에게 딸을 자수시킨다고 선언한다. 모두가 당황하고 항의하는 상황에서 자식들간의 죄의식없는 대화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이젠 작심한 재환과 달리 과거의 재환이 되어버린 재규가 격렬하게 반응한다. 재규의 아내도 여전히 아들에 대한 애착으로 재규와 함께 저항하지만 냉정한 재환앞에선 소용없아. 여기서 괴물로 변해버린 재규를 연기하는 장동건배우의 역할이 묘했다. 감정적으로 격해진 연기를 하는게 어울리긴 하다. 

 

결국 마지막은 분노한 재규가 재환을 차로 치면서 끝이난다. 심연을 들여다 본 괴물 재환, 주변에 자신의 가치관을 정당화하다가 결국 자신이 만들어낸 여러 괴물들에 의해 죽었다. 죄에 대한 대가, 법이 그걸 정해준다고 말하던 재환이 괴물이 된 자식에게 죄에 대한 벌을 논하다가 결국 본인이 대가를 치뤘다. 이렇게 정리해봤다.

 

보면서 그냥 계속 심연의 괴물이란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리고 결말을 어떻게 맺을지, 배우들의 연기를 중심으로 봤다. 영화를 볼줄은 몰라서이야기의 흐름에서 배우들의 연기가 서사를 방해하지 않는지 정도만 보는 편이다. 사실 장동건배우가 뚝딱거리는게 좀 보이긴 했다. 대사가 적은 액션연기에 어울리는 미남형 배우라서다. 역시나 감정이 폭발시키는 장면이 마지막에 들어간게 딱 어울렸다. 급하게 마무리한 결말이라도 서사를 망칠정도는 아니라 그냥 볼만했다. 조커2가 있었기에 이정도면 훌륭하다. 나무위키 평가와 현 누적관객수 잘 체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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