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에 실종된 아내를 찾기 위해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딴 57세 일본 남성의 사연을 두고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랑이란 사건이 우리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참 크다. 좋은 추억을 남기기도 하고 찢어지는 상처를 훈장처럼 만들어준다. 저자는 "우리를 망가뜨리지 않는 사랑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라고 말한다. 니체의 "날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날 더 강하게 만든다." 란 아포리즘에 변주를 준 말처럼 들렸다. 결국 사랑과 고통과 유사한 경향성을 띈다고 말하는 게 아닐까.
사랑과 고통의 유사성은 아마 치사율에 있지 않을까. 고통이 치사량이 높은 정도라면 우리는 고통을 느끼지지 못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죽음을 맞이 한다. 그래서 우린 죽으면 고통에 대해 학습받지 못한다. 사랑도 지나치게 괴롭고 잔인한 관계라면, 오히려 트라우마가 되서 사랑에 대해 학습하지 못한다. 아마 왜곡된 관계에서 배운 사랑은 사랑을 부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강해질 수 없는, 망가져버린 상태가 된다. 사랑과 고통은 결국 적당한 수준, 적어도 고통과 사랑을 학습할 수 있는 정도의 형태는 되어야 한다.
아마 저자는 남성이 실종된 아내를 찾기 위해 바다에 들어가는 능력까지 갖추는 모습을 좋게 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실종자를 찾는 가족들은 대게 생업을 던지고, 재산을 탕진한다. 내 표현이 의미없다는 맥락으로 비춰지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자신의 삶이 망가지기를 각오한 상태가 된다는 셈이다. 생업보다, 재산보다 사라진 가족의 빈자리를 회복하려는 그 의지가 아마 사랑이 가진 힘이 아닐까 싶다.
사랑보다 고통이 더 익숙한 인간이다 보니, 고통을 빌어 사랑을 이해하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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