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이기주 언어의 온도 빵을 먹는 관계

p5kk1492 2025. 1. 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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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가 라틴어로 함께의 come과 빵의 pany 의 결합, 즉 빵을 함께 먹는 관계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해당 단어는 동료라는 뜻과 회사라는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 결국 우리 인간관계는 함께 먹는 행위에서 시작했다고 봐도 된다. 인류학자들의 필드워크에서도 라포형성을 위해 선물을 교환하는데, 대체로 새로운 물건 혹은 음식 등이 아마 그 대상이 되는 것으로 본다.

 

나는 거의 혼자 밥을 먹는다. 밥을 혼자 먹을 뿐 아니라, 취미활동의 대부분도 혼자하는 시간이다. 책을 보고, 영화를 보고, 운동도 그렇다. 어느날 문득,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족과도 밥을 같이 먹지 않는다. 혼자서 식사를 처리하는게 익숙한 편이다. 그래서 가끔 식사자리가 마련되면 꽤 즐겁게 보낸다. 하지만 그게 루틴이 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 가끔은 적당히 에너지가 소모되지, 아마 자주 발생하는 이벤트로 루틴이 된다면 내 일상에 피곤함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생각을 한다. 만약에 이성적으로 호감이 생긴 대상과의 식사시간이 자주 생긴다면 위의 생각에 위배되는 감정이 들까. 해당 이성과의 식사시간이 기다려지는 그 연애감정이 되살아날까. 진정으로 빵을 함께 먹는 관계, 함께 보내는 시간을 기다리게 되고, 그분과의 시간이 내 세계관의 중심이 될 정도로 기대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면. 

 

오늘도 혼자 무엇을 먹고 공복을 처리할지 생각할 뿐이다. 단백질 비율을 높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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