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the Drafts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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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끄적이기

넷플로 본 외계+인 2부, 나름 재밌는데 왜 이렇게 망했을까? OTT 의 침공

p5kk1492 2025. 1. 1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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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는 최동훈 감독의 영화 외계+인 1부와 2부 모두 넷플릭스로 본 관객이다. 극장에서 관람한 관객이 아닌, OTT로 편하게 찍먹을 하는 방구석 관람자이기에 영화에 대해 관대할 수 있다. 맘에 드는 영화가 아니라면, 바로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고 다른 컨텐츠를 골랐을 것이다. 그리고 재미가 없다고 예상되는 영화들은 이제 정상 속도로 보는 경우가 없다. 1.5배속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는 OTT 구독자가 나를 비롯해 많다고 여겨진다. 

 

최동훈 감독은 이번 두 작품 이전에 실패한적이 없는 감독이다. 천만이상의 영화를 연속으로 흥행 시킨 뒤, 하나의 작품을 두 개로 쪼개는 시도를 했다가 필모가 쪼개졌다. 하고 싶은 대로 해볼 수 있는 전권을 받은 감독이 만든 시나리오, 아무래도 내 입장에서는 이정도로 흥행에 참패할만한 영화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정말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는 아니다? OTT로 봐서 관대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걸까? 아마 복합적인 판단이 작용할 수 있겠다.

 

아마 천하의 최동훈 감독도 매서워진 극장가의 주인들에 회초리, 가 몽둥이로 바뀐 시점의 피해자가 아닐까 싶다. 현재 극장가는 모 아니면 도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영화라고, 헐리웃 대작이라고 애국적 관람이나 사대주의적 티케팅이 되는게 아니다. 스크린 쿼터제를 위해 영화인들이 목소리를 내던 시절과는 다른 OTT의 침공이 시작된 셈이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여러 기업들이 OTT 플랫폼을 우후죽순으로 양산했고, 이제 대중은 굳이 극장을 갈 이유가 없어졌다. 어설픈 영화들은 곧 OTT 에 개봉한다는 사실을 막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마 대충 개봉한 영화의 1일차 정도의 반응을 구글링해도, 대충 이 영화는 볼 가치가 정해진다. 영화라는 팀플레잉 작품을 이런 식으로 가치판단하는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은 현실적으로 자기가 극장에 가서 본 영화가 기대만큼의 재미나 감동이 없을 때, 배신감까지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젠 어떤 영화가 언제 넷플릭스에 풀리게 될지 대충 감을 잡고, 극장에 갈지를 정한다. 아마 영화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천만관객이 예상되는 영화조차 OTT를 기다린다. 서울의 봄이나 파묘를 봐라, 천만영화들이 이미 넷플릭스에 공개되어있다. 예전같은 IPTV 시장에 풀리는 시점보다 너무나 빠른게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 영화 관련 산업계에서 극장에서 내린 영화에 대해 OTT 및 IPTV 시장에 풀리는 시점을 일정정도 강제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부분은 두가지 측면에서 어렵다. 일단 흥행에 실패한 영화는 조금이라도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빠르게 OTT 에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국내 업체와는 어느정도 조율해볼 수 있지만, OTT 플랫폼은 대부분 해외기업이다. 우리의 법안이 적용되기 어렵다. 그래서 아마 이런 이야기는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고 조용하게 넘어가고 있다. 사실상 영화산업의 뉴노멀이라 불러야 할까. 이젠 뭔 문제만 생겨도 뉴노멀을 밈처럼 써먹긴 하네.

 

나 역시 영화관을 가기전에 먼저 한 2,3일차 관람객 동원 수준을 본다. 그렇게 되면 구글링을 통해 대략 후기가 올라온다. 그다음 결정한다. 볼만한가? 기다리면 곧 넷플에 공개될 것인가? 이것은 극장에서 볼만한 가치가 있는가? 이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극장을 향한다. 이러고 나면 사실상 극장에서 볼 영화는 많지 않다. 심지어 이렇게까지 필터링해도 실망스런 영화도 많다. 그러니 더더욱 영화관을 가지 않는 관객이 늘어나고 있다. 굳이 극장에서 웅장한 느낌으로, 몰입감있게 시청하는 체험을 신비롭게 여기는 무비키즈는 별로 없다. 스마트폰으로 인터스텔라의 우주를 체험해도 불만이 없어진 세상이다. 아마 영화인들이 들으면 이런 미개한?!! 하하 뉴노멀이다.

 

아마 영화산업의 변화에 대해 이런저런 분석을 했지만, 다시 최동훈의 외계+인으로 돌아가자. 난 최동훈 감독의 센스와 유쾌함이 이번 작품에도 잘 살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은 팝콘무비로서 최고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도 매력적이다. 최동훈 감독과 같은 성공한 상업영화에는 이름값하는 배우들이 대거등장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사실 이름값 하는 배우들의 연기차력쇼를 보는 것만으로도 관객입장에서는 축복이다. 그래서 영화산업이 이 거대한 OTT 의 침공에서 버텨주길 바랄 뿐이다. 아니면 그들과 협력하자, 넷플릭스를 통해서 자신의 작품을 공개하는 플랫폼으로 만들면, 오징어게임의 최동혁감독이 될지도. 그땐 또 그때의 문제가 생기겠지만. 

 

문제를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되기 시작한다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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