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을 가는김에 오디오북 두개를 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미예 저자의 탕비실이다. "탕비실"에서의 인간군상을 다루는 작품이다. 구성은 탕비실을 배경으로 리얼리티쇼에 참여하게된 주인고 얼음과 주변인물이 핵심이다. 주인공의 시선으로 따라가다 보면, 왠지 리얼리티에 참여한 사람들이 전부 평범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허나 결국 주인공도 정상적인 범주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있었고, 이를 이해하기 까지 돌고 돌아 알게된다. 그게 하필 리얼리티쇼에 참여해서, 누군가 나에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인터뷰를 통해서 안다는게 충격이다.
사실 누구나 뒷담화의 대상이 된다. "탕비실"이란 공간에서 인간들은 자신들이 업무 외적인 상황에서 자기 욕망을 배설하는 공간일 수 있다. 누군가는 어지럽히거나, 뒷말을 속삭이거나 아니면 특이하게 남들의 기호를 파악해서 콜라 얼음을 채우는 등 말이다. 업무공간에서 할 수 없는 자기표현이 리얼리티에서는 힌트를 얻는 포인트, 우리가 탕비실에서 보여주는 자신의 날 것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서사가 담겨있다.
문제는 뒷담이 나에게 들릴때다. 리얼리티 안에서는 힌트를 통해 자신의 험담을 듣게 되고, 리얼리티쇼에서 대중들의 시선에 의해 평가를 받게된다. 주인공은 리얼리티쇼 안에서 충격을 받았고, 실제 방송에서는 겉절이 여서 크게 타격은 없었다. 결국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조롱과 뒷담, 심하면 기피와 혐오의 대상이란 사실을 알면 데미지가 크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앞에서 겪는 험담도 굉장히 스트레스지만, 뒤에서 들려오는 가십을 직접 전해듣게 되면 참 착찹하긴 하다. 나는 주인공 얼음처럼 부정하고 외면하지 못했다. 사실이 아니었음에도, 저렇게 보일 수 있는 내 자신에게 화살을 돌렸던 기억이 난다. 여하튼 요즘 리얼리티쇼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작품들이 등장하는데, 굉장히 마일드하지만 나름의 서사가 그려졌던 것이 결말에서 잘 마무리된 작품이었다.
한라산도 그렇고 수영도 그렇게 오갈때마다 오디오북을 듣게 되서 나쁘지 않네. 다음에도 한번 추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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