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the Drafts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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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끄적이기

아재론 - 살려고 움직인다는 걸 알게 될 때 feat.2주간의 여정

p5kk1492 2025. 1. 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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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의 한라산 정상등반 자전거여행 실내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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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간, 등산과 자전거여행, 수영장 찍먹까지의 여가를 보냈다. 등산같은 경우 한라산 정상을 찍고 오면서 하루를 보냈다. 자전거는 1박 2일 정도를 약 120km 정도의 거리를 여행기간동안 주행했다. 그 뒤로는 하루 1키로 정도, 25미터 레인 기준 20바퀴를 실내수영장에서 헤엄을 쳤다. 나도 이렇게 휴가기간 포함 설연휴를 무슨 훈련일정으로 보낼 줄 몰랐다. 오늘도 수영장 입구까지 갔는데, 수영모를 안챙기는 멍청한 짓을 해서 그냥 사우나만 했다. 아쉬움에 집에서 킥복싱 쉐도우를 1시간 벌칙수행했다. 

 

뚱뚱이의 쉐도복싱

 

나는 전형적인 소아비만에다가 운동을 전혀하지 않은 10대 학창시절을 보낸 부류의 인간이었다. 수능도 마치고, 20대는 이제 나름 서울에 입성할 텐데, 당연히 외적 변화를 통해서 새로운 만남을 꿈꿨다. 그래거 20대의 운동은 철저히 사람답게 보이고 싶었던 이유가 컸다. 그래서 외적으로 그나마 정상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나름에 결실을 맺었던 거 같기도, 물론 감량과 요요를 반복한 삶이었기에 딱히 건강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정석으로 했다. 운동과 식단, 그리고 한달의 평균 4-5키로정도 감량하는 속도였다. 

 

감량하는 기간은 길었지만, 총 감량의 정도가 최소 10키로에 많으면 20에서 30까지도 감량한 경험이 꽤많았다. 사실 10키로 내외로 감량하고 요요가 온 기간을 내 다이어트 역사에 공식적으로 포함시킨다면, 아마 성인 남성 2명 분량은 뽑아낼 수 있다. 30대에 110킬로에서 72까지 뺀 것이 최대 감량수치였고, 사실 여기에 중간에 10키로 요요까지 포함하면 거의 50키로 가까이 체중변화가 있었다. 

 

내가 체중감량을 성공하고 유지를 했더라면, 위의 문단은 자랑이겠지만 부끄러운 현실이다. 72킬로 까지 감량한 뒤에 1년도 안되서 105까지 회복한다. 이때가 22년 12월 말 즈음의 상태였고, 지금 2025년 1월은 현재는 86까지 내려온 상태다. 지금도 어떻게보면 20키로가량 감량하긴 했지만 자연스럽게 빠지게 냅뒀다. 사실 다이어트할 생각이 없었고, 지금도 체중감량을 위해 운동을 하지 않았다.

 

요즘 집에 가정용 샌드백을 친다. 세게 못쳐서 손은 쉐도 킥은 샌드백

 

시작은 운동을 목적으로 운동을 하자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이게 7월에 시작한 킥복싱이다. 원래 복싱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20대 시절에도 복싱체육관에서 8개월 정도 다닌 적이 있다. 그래서 새로 생긴 깔끔한 킥복싱 프로그램을 3개월 단위로 등록했고, 다행스럽게도 6개월까진 잘 유지했다. 중간에 설연휴가 있어서 일부러 2월에 3개월을 등록했지만. 두고봐야지

 

중간에 휴지기도 있고, 마침 휴가와 설연휴까지 잡혀서 원래는 대충 쉬고 거지트레블링이나 할까 생각했다. 집에서 쉬다가 적당히 게스트하우스 1박, 정도나 해볼까 하던 중에 지인의 추천을 받았다. 평일에 휴가를 잡은 김에 한라산 등반이 어떠냐는 추천을 받았다. 요즘은 한라산 등반이 예약제구나, 신기해서 바로 휴가 첫날 예약했다. 그게 2주간의 여정의 시작이었다. 한라산 등반이 생각보다 대단히 만족스러웠던게, 1박2일의 엄복동사건, 자전거일주가 실행된 계기가 되었다.

 

일단 자전거 여행은 좋은 경험을 준, 다시는 하지않을 여정이란 평가를 하고싶다. 목적지는 집에서 60키로, 카카오맵 예상시간이 4시간 정도로 "당일로도 되겠구나"라는 무지몽매한 생각을 했다. 결국 120km의 여정 내내 자전거주행으로, 2일 대여기간 중 37시간만에 겨우 반납했다. 2일차에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보고, 제주시로 진입하지 못한 시점에 일몰도 봤다. 자전거를 타고 시원한 기억과 짜증나는 순간들이 섞여있어서, 사실 종합적으로는 엄복동적이어도 좋았다. 다음엔, 이런 짓은 안한다.

 

등산과 자전거여행을 강행해서 하루는 강제로 휴식하고, 다음날에 추천받은 수영장을 찍먹하러 갔다. 오랜만에 했지만, 여전히 느려터진 야매 자유형을 했다. 부끄럽지만 1키로, 25미터 레인 기준 25바퀴 돌고나면 한시간이 지난다. 정말 느린거 알고 있다. 하지만 1키로를 캐우려고 하는 뚱뚱이에게 관용을. 그뒤로 월요일엔 다른 수영장에, 화요일과 오늘 재방문 했다. 다만 오늘은, 앞서 언급한대로 수영모를 안챙기는 똥멍청이 짓으로 못했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이제 내가 킥복싱을 한 이유, 등산과 자전거여행 그리고 수영을 한 이유는 운동 자체가 목적이다. 예전엔 다이어트, 외적 변화가 최우선이었지, 건강이고 나발이고 신경안썼다. 아마 지금은 운동을 위한 운동이 내 동기라면, 아재로 넘어갈 시점이라 건강이란 이점으로 운동의 목표와 무관할 수 없다. 사실 체중이나 외형은 이제 조금은 우선순위에서 좀 밀려난 셈이다. 굳이 순위를 두자면 현재는 운동에 대한 루틴만들기, 즉 운동 자체를 즐기고 배우기 위함이 1순위다. 그다음이 건강이고, 제일 우선순위였던 체중감량 및 외형적 진보(?)가 후순위다. 체중감량보다 차라리 운동을 통해 취미가 맞는 사람과의 소통이 희망사항일 정도다. 

 

운동은 어쩔 수 없는 여정일지도..그래도 한다. 피할수 없잖냐

 

여기서 이제 아재화가 보이지 않는가. 사실 운동을 배우고 즐기면서, 건강도 챙기고 사람도 만나는 과정을 희망한다는 것이 삶의 변화다. 예전엔 목표지향적 인간형으로 운동과 식단, 휴식과 수면까지 생각하면서 오직 다이어트가 일순위였다. 그것도 불과 2021년 마지막 대량 체중 삭제계획때 계획이었다. 4년 전이네, 이제 완연히 아재로 돌입하면서 크게 느끼는 바가 있다. 그렇게 빼봐야 습관을 못바꾸고, 다시 찐다. 그렇게 찐 살은 사실상 체중감량 정권의 강성 레지스탕스 지방세포니까. 이젠 그냥 운동을 즐기는 아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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