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다이나믹 듀오의 다시 태어나도가 나왔다. 사실 노래에서 전해주는 다시 태어나도 나로 살거란 워딩 자체는 동의하지만, 이유는 다른다. 가사처럼 나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한다는 느낌은 아니다. 이거보다 더 좆되는 인생으로 태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그냥 이정도 적당한 불행감으로 점철된 아재의 삶이 나은거 같다.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나도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른다는 말에 공감한다. 근데 보통은 인생이 좆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는 꽤 많다. 인생 모른다란 워딩에는 사실 Up&Down 의 개념이 담겨있다. 허나 나는 업&다운이 아니라 평지와 절벽으로 비유하고 싶다. 내가 사는 아재의 삶에서 만루 역전 홈런 보다는 날개없는 추락이 걱정이다. 발 한번 잘못 디디면 떨어지는 나락, 그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심야에 작성하는 글이라 조금 염세적인, 비관적인 정서가 담겨있다. 윤회라는 개념이 있다면, 지금 사는 버전이 그래도 내 여러가지 생애중에서 가장 살만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 종교에는 윤회의 개념은 없지만, 가정을 한다면 말이다. 비종교인들 사이에도 다시태어난다면, 하는 상상은 하지 않는가.
윤회라는 시스템이 존재하는 세계관이라고 상상한다면, 설계자가 일종의 플레이어에게 가장 최상의 생애만 실제 플레잉을 하게끔 배려한다고 생각을 해본다. 아재론에서 다루기엔 좀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망상이려나. 인생도 뭔가 불행한 기억들은 점차 흐릿해지나, 그나마 좋았던 기억은 선명한 편이다. 게다가 불행한 기억들은 또 자체적으로 미화하는 경향성이 있는 것을 보면, 일종의 배려시스템이 있다고 본다. 망각이란 뇌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긴 하다.
적당히 불행한 인생을 살아가는 인생을 즐기는 아재로, 가끔 찾아오는 이슬같은 행복이 내 혓바닥에 떨어지길 바라며 잠을 청해본다.
'일상 끄적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재론 - 친구가 세상을 떠난지 8년, 아재는 그 친구와 골목에 있다. (0) | 2025.02.08 |
---|---|
Just Saying in the Morning 2025-02-07 (0) | 2025.02.07 |
아재론 - 일은 하기 싫으니까, 나머지 루틴의 주도권은 아재가 갖고싶어 (0) | 2025.02.05 |
Bible Verse for All! Religious or Not 2025-02-04 (0) | 2025.02.04 |
아재론 - 인간관계, 라면과 바리깡 (0) | 2025.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