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the Draftsman

The first draft of anything is shit...but I still have written that shit.

일상 끄적이기

아재론 - 물론 가장 좋은 거야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것이고

p5kk1492 2025. 3. 9.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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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ing asleep is good; even better is passing away; but best of all would be never to have been born.”

“잠이 들면 좋지, 그러나 죽으면 더 좋고,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가장 좋았을 것이다.”
(“Einschlafen, schön; aber noch schöner, entschlafen; und am schönsten, nie geboren sein.”)

 

하인리히 하이네의 모르핀에 나오는 구절이라고 한다.

 

이 구절은 단순한 피로의 표현이 아니라, 하이네가 말년에 극심한 고통 속에서 느꼈던 삶의 허무함과 염세적 사상을 드러냅니다. 특히 마지막 문장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테오그니스와 쇼펜하우어, 그리고 이후 반출생주의 사상을 가진 철학자들의 견해와도 일맥상통합니다.

하이네는 평소에는 유머와 풍자를 즐겼지만, 말년에 질병과 고통 속에서 점점 더 허무주의적이고 염세적인 시각을 보이게 되었고, 이 말 역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출생주의란 사상이 있다. 차라리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염세주의와 허무주의의 이념을 공유하는 가치관이라 볼 수 있다. 예전에도 염세적인 성향이 있었지만, 정말 태어나지 않는게 가장 베스트란 점은 워딩 자체부터가 공감이 된다. 지금도 언제 갑자기 숨이 멎어도 딱히 아쉬움이 없다. 그렇다고 내가 아무것도 안하고 인생을 허비하진 않겠지만 말이다. 하이네도 모르핀을 맞아가는 고통속에서도 명문을 남겼던 것처럼, 비관주의 염세주의 허무주의 반출생주의자들도 다 걸출한 어록을 남긴다. 세상에 태어난게 좆같아도 열정넘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지옥속에서 연꽃하나 피워내는게 인생인 것처럼, 우리는 정말 내던져진 존재다. 우리가 원해서 태어난것이 아니기에, 그리고 원하는 때에 죽을 수 도 없기에 참으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원만하게 지내려고 애쓴다 할지라도, 내일 당장 차에 치어서 갑자기 삶이 끝나도 다만 그 뿐이다. 반출생주의적인 생각이 있다고 해서, 만사 다 자체두고 죽을생각만 하는 바보같은 상황은 아니라는 말이다.

 

 

박살난 나침반을 들고 있는데, 애초에 제대로된 해안에 당도할 수 있을까? 원가족이, 결혼을 하기엔 많이 부족하거나 해선 안될 같은 인간들이 만든 자식이 제대로된 인생을 살 가능성이 있을까? 그런 인간에게 결혼을 하면 제대로된 가정을 꾸리게 될 것이라는 망상을 심어주는 존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간관계의 균열은 상대방의 잘못에만 있을까? 과연 그 인간관계에서 나란 주체는 제대로된 역할을 수행했을까? 관계는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현상중 하나인데, 과연 나란 주체는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생각은 했나?

 

지옥 속에서 연꽃 하나 피워보겠다고 발버둥 치는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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