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짧은 감상평 인사이드아웃2 2024

p5kk1492 2024. 6. 3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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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2를 보고 왔다. 1편을 보지 않아서 나름 재밌게 봤다. 1편을 재밌게 본 관객들은 전편의 임팩트 만큼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단 먼저 2편만 본 관객의 입장에서 느낀 감상에 대해 말하고 난 뒤, 1편을 감상한 관람자의 입장도 상상하면서 글을 남기고자 한다.

 

인사이드아웃2는 사춘기를 맞이하는 라일리에게 새로운 감정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마 1편에서 활약한 다섯 감정, 기쁨 슬픔 소심 까칠 버럭의 참신한 설정에다 불안이라는 의인화된 캐릭터의 활약이 부각된다. 불안 이외의 당황, 질투, 따분 등이 등장하지만 사실 주요 빌런스러운 감정은 불안이다. 

 

라일리의 현실 무대는 베스트 프렌드 그레이스와 브리와 함께 가는 하키캠프다. 고등학교 진학 과정에서 다른 학교로 가게된 둘과의 관계와 아이스 하키 실력을 증명해서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미래를 고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섯 감정과는 달리 불안은 라일리에 행동에 과하게 개입하기 시작한다. 서로 다른 감정간의 조화가 아닌, 불안의 주도하에 라일리의 자아를 만들어 나간다. 미래에 대한 안좋은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기존의 다섯감정은 불안과 달리 지금의 감정에 대해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13년간 라일리의 오늘에 충실하게 지켜주면서, 난 좋은 사람이란 자아를 만들어 주었다. 불안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주요 동력이다. 잘 해보려고 하는 마음,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열심히 하다보니 지금의 감정에 충실한 다섯감정을 배제한다. 불안이 다섯감정을 배제하고 주도적으로 새로운 자아를 만들었는데, 난 부족해 라는 자아가 생겨버렸다.

 

불안의 폭주와 이를 수습하는 다섯감정간의 화해가 2편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불안의 무조건적 잘못도, 다섯감정이 옳은 것도 아닌 라일리 만의 감정으로서, 라일리 스스로 자아를 형성하는 주도권을 줘야 하는 결론으로 마무리가 된다. 중간에 보다가 든 생각이 있었는데,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금의 감정을 억눌러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라일리는 고등학교 생활을 위해 베스트프렌드와의 관계도 외면하고, 아이스하키 팀의 선발과 새로운 친구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불안과 새로운 감정들의 주도하에 움직이는 라일리의 모습에서 다섯감정은 없다. 물론 이제 그들은 불안에 의해 쫓겨난 설정이었다. 그런데 확실히 사춘기 즈음에 라일리와 같은 생각으로 살았던 기억을 난다.

 

사춘기를 넘어 그냥 삶 자체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현재의 감정을 추스리는 시간을 자꾸 유예하곤 했다. 고등학교 진학과 대학 진학, 그 뒤에 취업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발버둥쳤다. 결국 나는 취업준비 과정에서 불안에 잡아먹혔다. 아마 내 안에 슬픔이 폭발했을 것이고, 기쁨은 죽어버렸지 싶다. 

 

2편은 기존의 다섯감정과 새로운 감정들과의 조화로 다시 라일리의 삶이 펼쳐지는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난 나름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으로서 만족하며 봤다.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작품위주로 보다보니 또 하나의 해피엔딩을 잘 감상했다.

 

1편을 본 관객의 입장의 감상은 대략적으로 기대치에는 미치치 못한 듯 하다. 아무래도 1편의 흥행은 다섯 감정의 의인화가 컸다고 본다. 그것  자체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했기에 2편의 서사에 더욱 기대감이 컸을 것이다. 후속편의 선택은 새로운 감정의 추가였지만, 다섯감정의 의인화라는 흥미진진한 소재를 이겨내기에는 부족했다. 

 

오랜만에 어른이들을 위한 동화를 본 기분에 참 유쾌한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왔다. 내일이 월요일이란 기분도 잠시 잊은채 즐거웠고, 영화를 본 핑계로 글도 남기고, 유튜브 라디오도 녹음할 기회가 생겨서 좋다. 다음에 또 즐거운 영화관람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