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분노조절잘해형 인간으로 돌아가기 싫다

p5kk1492 2024. 10. 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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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혈질적 성향을 가진 삶을 살았다. 한마디로 참다가 한번에 터지는 사람인데, 전형적인 분노조절잘해란 조롱받을 인간이었다. 사실 다혈질의 인간중에는 앞뒤 안보고 분노하는 사람이라고 명명되지만, 사실 분노를 폭발해도될 상황에서만 터진다. 아무리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인간이어도 자신의 분노를 물리적으로 제압할 만한 사람이 있으면 사그러든다. 경찰까지 동원되는 상황에서 제압되는 유형의 인간들도 잘 보면 분노를 폭발시키는 대상이 공권력을 가진 경찰이 아니다. 자신이 폭발시키는 희생양을 지키기 위해 공권력으로 제압될 때 그냥 발악하지 그들은 결국 강자앞에서는 분노가 차단된다.

 

예전에 나를 돌이켜보면 참다가 화를 내고, 화를 낼 수 있는 상황에서 화를 내고, 화낼 수 있는 상대에게 화를 내는 전형적인 분노조절 잘해 타입의 인간이었다. 그때는 그렇게 분노를 표출하고 난 뒤에야 후회했다. 이또한 전형적이다. 화를 다 내고 난 뒤에 벌어진 상황, 그 엎질러진 물과같은 현실을 보고 죄책감을 느껴봐야 의미가 없다. 어차피 다시 분노가 차오르면 또 분출하고 후회하고를 반복하는 인생인 것이 나와같은 삶을 살아가는 유형의 인간들이다.

 

한번은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긴 뒤의 이야기를 친구에게 전해들었다. 필름이 끊어져도 비겁한 인간이란 점을 이야기를 전해듣고 느꼈다. 술취해서 고성방가를 하고, 이웃사람들이 나오자 난동을 부리고 제압을 당해고 지랄을 했다더라. 그런데 경찰이 등장하니 조용해지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저새끼 술취한거 아니라고 하며 혀를 찼다고 하며 친구가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참 비겁한 인간은 술취해도 비겁함은 여전했다.

 

나같은 인간이 성격적인 측면에서 화를 내지 않는, 아니 화를 못내는 인간으로 변한것은 참 불행한 인생에서 큰 다행이긴 하다. 화를 내지 못하는 기간이 길었고, 지금은 정신이 꽤 돌아온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는 타입으로 변했다. 지금은 예전처럼 화나는 순간이 오긴 하는데 메타인지가 좀 되는 편이다. 내가 예전처럼 분노가 표출되려고 하는 그 감정의 파도가 느껴진다.

 

예전같으면 분노의 임계점이 차면 폭발했지만, 다른점은 내가 화를 내는 그 모습자체를 상상하면서 자기혐오가 일어난다. 그냥 화가 나려는 그 상황이 정말 스스로가 병신같다는 기분이 든다. 내 감정 중에서 화가 난다는게 부끄럽고, 화를 내려고 하는 그 모습이나 말, 태도 등이 너무 비열하다는 상상이 먼저 되기 때문에 다행히 자제가 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요즘 좀 좋지 않은 상황인게, 이제 좀 정신이 돌아오니까 일반적인 화가 나는 상황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화가 나면 어느정도 화를 표출할 수 있겠지만, 나는 내 예전 모습이 싫고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나는 내 자신이 일단 싫다. 화가 난다는 감정 자체가 난 일단 내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버린다. 그것을 문제 삼지 않으면, 나는 또 비겁한 인간 화를 낼 수 있을때 대상을 찾아서 화내는 저열한 인간이다. 그런 인간으로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그래서 화가 날 것 같은 상황에서는 최대한 침묵하거나, 내가 지금 화가 나고 있는 이 감정선에 대해 최대한 객관화 하려고 한다. 일단 혼자서 해결하고, 누군가에게 표출해선 안된다고 스스로 채찍질한다. 약간 회피형 인간이 되버린 단점이 있긴 하지만, 화를 내려는 내 모습이나 행동을 예상이 된다면, 일단 그 상황을 벗어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나를 화나게하는 유형의 사람들과는 일단 최대한 거리를 두는게 서로에게 이득이 아닐까 싶어서 그러는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James 의 구절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아마 내가 좀더 나은 인간이 되려면 이 구절을 마음에 두고 있어야 하지 싶다.

 

My dear brothers and sisters, take note of this: Everyone should be quick to listen, slow to speak and slow to become angry,

James 1:19 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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