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우스는 신을 의미하는 라틴어로,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데우스 즉 신이 된 인간이라고 의미를 제목의 책이다.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를 통해 그의 통찰을 보여줬다면, 이 책은 약간 역사학에서 미래학까지 보여지는 그의 분석적인 능력도 돋보인다. 사실 역사학이 고루해 보이지만 나름 최신의 학문이다. 현실세계를 파악하기 위해 과거를 관찰하고 해석하면서 역사학의 의의를 파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발 하라리는 역사학적 문법을 넘어서 미래학자의 면모를 호모 데우스에서 보여준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만의 한줄 정리를 했었는데, 신을 만든 인간, 신이 될 인간, 그리고 신이 될뻔한 인간이라고 정리했다. 이 책은 세가지 챕터로 유발 하라리의 유려한 서술방식으로 인간의 역사를 들려준다. 첫 목차에서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불릴만큼, 지구상에서 사실상 먹이사슬의 최상위란 점. 게다가 다른 시기에 달리 인류세라고 명명해야 할 만큼 인간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기존의 지구상의 생태계의 명멸이 인류세에서는 인류활동으로 인해 멸종되거나 이상기후 등이 발생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신을 만들고, 죽인 인간이라고 소략한 목차에서는 스토리텔러 인간을 잘 설명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기 위해 이야기, 스토리텔링에 특화된 강점을 보이고, 신과 종교를 창조했다. 사실 스토리텔러란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은 전작 사피엔스도 주목한 특장점이었다. 허나 종교와 신의 자리에 인본주의가 등장했고, 인간은 이제 신이 죽었음을 선언한 뒤에 그 자리에 이성과 과학을 채워나갔다. 인본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 등은 신의 자리에 자신들만의 종교(이데올로기)를 자리다. 그 자리에는 단순이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뒷받침할만한 당대 기술적 진보를 차용하기도 했다. 대표적인게 사회주의로, 당시 발달한 미디어나 메시지 전달을 하는 기술력으로 실제 소비에트와 같은 인위적인 사회주의 국가건설로까지 이어졌다. 물론 실패했지만.
마지막 장은 호모 데우스인지 아니면 데우스가 될 뻔한 사피엔스인지 의문부호가 드는 장이었다. 인본주의는 기본근간이고, 신을 죽였지만 여전히 종교도 나름 공존하는 세상이다. 허나 위와같은 스토리텔링은 기술적 발전의 급진적 진보를 따라가지 못하기 시작한다. 기술발전의 수준이 인간이 신이되고자하는 욕망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여기서 유발 하라리가 미래학자와 같은 관점에서 현대 호모 사피엔스가 처한 상황을 진단한다. 기술로 세상을 지배하던 호모 데우스가, 초고도로 발달하게 될 기술 그 자체에게 그 자리를 내어줄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진단한다. 기술이 인간 우위에 설 것은 인간의 힘으로 막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치 군비경쟁처럼 기술발전을 향한 각 나라와 개인간의 진보는 브레이크가 없기에, 호모 데우스가 처할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지.
스토리텔러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하다가, 이제 스스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기계를 통해 지배받는 종으로 전락할 미래상을 제안한다. 물론 디스토피아적인 생각을 해보는것도 필요하다는 점으로 물음표를 찍어두는 것이 맞다고 본다. 역사학과 미래학은 인문학적 전망이고, 이 아이디어를 야전사령관에 해당하는 과학계열 학자들이 참고해야할 부분이다. 기술과학 진보를 지휘하는 사람들도 분명 인문학자들의 의견을 존중하리라 믿는다.
호모 데우스는 역사학에 관심이 없더라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사피엔스와 비슷하다. 아예 흥미가 없다면 책을 읽지 않겠지만, 딱딱한 역사서술이 질린 사람에게는 가독성있게 읽힐 것이다. 물론 여러 역사적 사실과 사건들이 제시되어서,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면 적당히 목차를 참고해서 나눠읽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게다가 호모 데우스는 사피엔스에다 미래학자적인 서사까지 마무리에 담겨있어 좋다. 사실 미래학자들이 책을 보면 가끔 재밌다. 뭔가 자신들의 학문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미래를 합리적으로 판단한는 가정법의 역사서같은 느낌이랄까.
오랜만에 역덕후가 미래학DLC 까지 구독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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