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소설을 보면서, 뭔가 사무엘 베케드 고도를 기다리며를 접했을 때 당황과 황당함이 떠올랐다. 부조리극을 구현하기 위한 작품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김 대리의 죽음에 대한 부조리한 서사가 이 작품에 매력이다. 김 대리가 죽었대 란 제목 답게, 간접적으로 접한 김 대리의 죽음에 대한 소식, 그의 부재로 인한 슬픔보다 불편감, 그리고 그가 죽은 사인에 대한 의구심이나 관심과 무관심이 뒤엉킨 서사가 참으로 흥미롭게 전개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읽어보는것도 좋을 듯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각 김 대리와 개인적인 사연들이 있다. 허나 각자 인물들의 개별적 사연은 서사의 중간에 배치되어 있고, 김대리의 부재에 대해서 회사 내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부분들이 어처구니가 없다. 사람이 죽었는데, 회사에서 그가 없어서 불편한게 불평의 수준이라니 황당했다. 그러한 황당함이, 그에게 나름의 감화를 받은 등장인물들이 그러고 있으니 더 부조리함을 느낀다.
그렇다고 이들이 완전 소시오패스들은 아니다. 일종이 미스터리 드림팀을 구성해서 김대리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려고 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의미가 없는 짓거리다. 김대리에 대해 중간에 밝혀지는 이야기로 인해 실망하고 욕하다가, 그의 마지막 행적을 두고 또 다시 평가 달라진다. 마지막에 전혀 뜬금없이 회사내부에서 다른 특종이 터지면서, 김대리의 죽음은 전혀 관심밖으로 밀려나가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결국 김대리가 죽었대, 라는 제목처럼 끝이난다. 그의 죽음은 중요하지 않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도 고도는 중요하지 않았다. 김 대리나 고도나 중요한게 아니라 이 사건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인간군상극, 일종의 피카레스크 같았다. 물론 이들을 악인으로 보고싶진 않지만 악동들 같아 보인다. 정말 월급쟁이 회사원들의 부조리한 군상극, 김 대리가 죽었대를 개인적으로 재밌게 귀로 읽었다.
'책 그리고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9 미래를 예측하는 일 하루 한장 니체 아포리즘 (0) | 2025.02.06 |
---|---|
방구석 철학자의 밤 - 죽음 (Feat. 책먹방&ASMR Death with 셀리 케이건) (0) | 2025.02.05 |
오디오북 ASMR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해밍웨이 (0) | 2025.02.05 |
오디오북 ASMR 가장 젊은날의 철학 이충녕(충고의 철학) & 데일리 필로소피 라이언 홀리데이 외 (0) | 2025.02.05 |
이기주 언어의 온도 부드러운 것과 딱딱한 것 (0) | 2025.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