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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페니아 알리미?..영화봄 넷플릭스 오리지널 <계시록> 연상호 감독

p5kk1492 2025. 4. 9.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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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나무위키를 참조하길 바란다. 개척교회 역할을 맡은 류준열 배우의 연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치 주변 현상들이 하나님이 내리는 계시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개연성을 띄는 듯한 설정...이지만 빈약하다. 이 영화에서 건질만한 것은 류준열 혼자만 영화에 녹아든 연기, 나머지는 우리 영화 촬영 중입니다 하는 듯한 연기였다. 그리고 류준열 배역의 목사는 "아포페니아"라는 심리적 현상을 겪는, 일종의 정신 병리학적 증상일 뿐이란 결론에 이른다.

 

결국 포스터에 나오는 뒤틀린 믿음을, 정신의학적 관점에서는 일종의 착각이자 망상일 뿐이란 결론을 끌고가는 서사가 약했다. 류준열 배우 혼자 연기하고, 나머지는 우리가 아포페니아에 대해 설명해줄게 라고 말하는 거 말곤 없는 영화다. 허나 나는 아포페니아와 바레이톨리아란 용어가 적확하게 설명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정말 재미없게 전달하는 서사, 영화의 몰입을 깨는 정신과 교수인지 의사인지 모를 배우의 대사로 전달하는게 매우 깼다. 영화를 끄고 나무위키로 달려갔다.

 

아포페니아는 자신 주변의 관찰되는 현상의 무의미한 독립된 객체를 일종의 패턴이나 규칙이 있다고 믿는 심리 현상이라고 한다. 도박이나 로또에서 일종의 규칙이 있다고 믿는것도 아포페니아라고 할 수 있다. 도박이 아니더라도, 가끔 정상적인 사람들도, 우연적인 현상들을 보고 세상에는 규칙이 있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그게 정신 건강상 문제가 된다. 영화에서처럼 말이다.

 

바레이톨리아는 아포페니아의 하위 개념이다. 세부적으로 사물등에 아무 의미없는 모양을 통해 마치 의미부여를 하는 심리현상, 변상증이라고 번역된다. 구름의 모양으로 보고 동물모양, 더 나아가 천사의 모양으로 보인다던가 하는 것들이 사례다. 흔히 콘센트의 모양을 마치 스마일 모양으로 보는것도 변상증의 일종이다. 사실 세계각지에서 토스트에 탄 부분이 예수나 마리아의 형상이라고 말하는 것도 결국 바레이톨리아, 변상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정신병적 증상이라기 보다, 우리가 진화심리학적으로 생존을 위해 발전했던 것들이 심리적 현상으로 발현되는 거이라고 한다. 야생에서는 아무래도 자신의 보호색을 띄고 숨어있는 동물들을 사냥하거나 우리가 회피하기 위해서 가진 생존능력이 지금은 심리 현상, 심하면 정신증적 현상까지도 가는 셈이다.

 

이렇게 흥미로운 소재를 류준열 배우 하나 건진거 말곤 딱히 없어서 아쉽긴 하다. 차라리 케이펙스처럼 실제로 외계인으로 만들어버리듯, 류준열배역이 겪는 아포페니아가 실제적인 힘이 있는 것으로 끝맺음 하는 변화구도 좋았을 텐데 말이다.

 

이래서 방구석 시어머니들 때문에 영화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화딱지가 날법도 하다. 세상 방구석 이동진이 넘치니 말이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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