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인생은 서로 다른 주사위를 들고 있는 게임판

p5kk1492 2024. 6. 2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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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주변에 건강문제에 대해 난, 건강상태는 주사위라고 말하곤 한다. 난 비흡연자라서 흡연자보다는 폐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 하지만 흡연자 남편은 멀쩡한데, 아내는 폐암에 걸려 사망하는 기사를 종종 본다. 간접흡연의 폐해라고 말하기엔, 분명 남편은 아내가 없는 공간에서 흡연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조리과정에서 나오는 연기도 폐암의 원인이 된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보자, 폐암에 걸리는 것도 난 주사위게임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딱히 간접흡연을 피하지 않는다. 나에게 폐암 발병에 취약한 유전적 데이터가 있다면, 흡연을 멀리하고 연기를 피해도 폐암에 걸릴 것이다.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원인을 진단하지 않겠나. 만약에 내가 치매에 걸리기 쉬운 주사위를 손에 쥐고 산다면, 아무리 책을 읽고 지적활동을 한다 한들, 결국 알츠하이머는 내 머릿속을 지워버릴 게 뻔하다. 그래서 난 세상이 주사위게임이라고 본다. 

 

단, 우리가 들고 있는 주사위가 다 같지는 않다고 본다. 누군가는 좀더 높은 숫자가 좋은 상황에 뜨고, 다른이는 불행한 상황에 높은 확률로 당첨이 된다. 세상에 벌어지는 모든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인 사건들도 주사위게임적인 요소가 있다는 기분이 든다. 각자에게 맞춤형으로 제작된 주사위를 들고 우리는 인생을 건 게임을 하고 있다.

 

재능이나 노력, 운, 환경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들고 살고 있는 세상 속에서 주사위처럼 주어진다. 결정론적인 생각에 가깝기도 하다. 어쩌면 운명론자처럼 모든것은 다 하늘의 뜻이니 받아들이자는 체념의 메시지라고 보일 수 있다. 그런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뭐 사실 맞기도 하다. 우리가 가진 유전자 데이터에 이미 재능이나 특정 질환의 발병 가능성등을 알 수 있다. 

 

그냥 세상이 공정하다는 착각은 안하고 살자는 마음으로 주사위론을 논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게임의 룰을 바꿀만한 능력도 없다. 그런데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고, 죽어야 끝나는 규칙에 놓여있다. 그래서, 부조리함을 알고 주사위를 던지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이미 내가 불리하던 유리하던 시작된 게임을 멈출 수 없으니, 그저 주사위를 던지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면 된다. 세상의 부조리함에 저항하는 방법은 그 부조리성을 인정하는 상태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부조리함을 인정하고 산다는 말은 카뮈의 철학이다. 그는 시지프스의 신화라는 저서에서 자신의 부조리관념을 설명한다. 실존주의 문학으로 대표되는 그의 철학은 부조리를 견디며 묵묵히 살아가는 삶을 마치 시지프스가 끊임없이 돌을 굴러 올리는 형벌로 비유한다. 나는 어설픈 주사위론으로 카뮈를 흉내낸 셈이다. 인생은 주사위다. 견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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