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이라 표현하기 민망하다. 버스에서 이동중에 졸면서 읽다보니 내용을 하나도 모르겠다. 짧고 간단한 문체의 소재임에도 대충읽는 소설맹의 감상평, 감안하길 바라며
구체적 서사는 떠오르지 않으나, 인물들이 겪는 성장통이 간접적으로 전달되었다. 성장으로 이어질 것인지 트라우마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인해 상처받은 어머니와 자식, 이를 견디다 못해 아버지를 해치는 결정을 내려버린 인물이 등장한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자신을 위로하는 주변인들을 통해 혼란의 정서를 느낀다.
청소년들의 서사일까. 작품의 중간마다 학생들의 수업내용에서 인물들의 정서가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마치 학상시절에 배웠던 교육과정이 추억처럼 그려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가면 우리가 학창시절에도 어른들 못지않게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뇌했던 경험이 있다. 우리가 삶의 경험치가 나름 쌓이고, 추억보정이 있어서 그렇지 나이에 맞게 걱정과 고민들이 서려있었다. 망각할 뿐이지.
물론 소설이란 장르는 인물들이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는 경험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삶이 당신에게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 준다고 하지만, 현실은 때로 죽을만큼 어려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견뎌내어 나아간다면 인생에 다음 막이 열리지만, 누군가는 무대에서 퇴장하기도 한다.
나는 어린시절의 내가 그렇게 유복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난한 환경이나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겪진 않았다. 성년이 되어 현실이 녹록하지 않음을 알고, 그뒤에도 나이브한 태도로 살다 여러 파도를 맞았다. 죽음에 가까운 정서적 폭풍을 맞기도 하고, 다시 재기해보려고 했던 시도들이 나의 불안함으로 인해 망쳐보기도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좋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체념과 포기가 뒤엉켜있음을 뒤로 숨긴채 살아간다는게 지금의 내 정서다. 내 서사는 어설프고, 나의 삶을 에세이로 남겨보고 싶어서 글을 써내려가다 보면 쓰레기수준의 글이 되어있어서 지워버린다. 그렇게 이야기는 이미 시작되었고, 끝은 모른다. 그래도 숨이 붙어있는 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다시 살아보려고 한다.
이 책에 대한 감상보다는 내가 이 책에서 본 몇가지 구절로 쥐어짜낸 잡얘기가 되어버렸다. 내 삶에 있어 어떤게 거짓말일까. 이 중 하나만 거짓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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