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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50년전, 인조인간으로 그 숫자를 채워나간다는 설정의 단편이다. 눈치빠른 사람들은 결말을 대략 예상하겠지만, 난 결말을 보고 퍼즐이 맞춰진 느낌이었다. 사실 인구가 감소하면서 인조인간을 채워나간 셈인데, 인조인간 아웃팅 전문기자란게 의미가 있을 수 없다. 인조인간이 소수자의 포지션일리 없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보면, 인조인간은 숨겨진 소수집단처럼 그려진다. 유명 아이돌이 인조인간임을 아웃팅한 주인공 최기자가 결국 인조인간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금지구역에 잠입한다. 그 과정에서 동행자 둘 모두가 인조인간임을, 마지막에 발견한 10명의 인간들이 멸종 위기 동물이란 팻말을 보고 그는 깨닫는다.
우리 모두가 인조인간이란 사실과 함께 인류를 아웃팅하기로.
단편들이 하나같이 재밌게 넘어갈 있으면서 무엇인가 소설 전체가 하나의 메타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웃팅은 보통 소수자에게 던지는 폭력이다. 만약에 소수자가 아닌 대다수라면 사실 아웃팅은 무력화된다. 아웃팅은 소수를 향한 폭력이기 때문이다. 아웃팅의 대상이 다수자라면, 사실 소수자에게 가해지는 아웃팅이 알권리 혹은 숨겨온 것에 대한 정당한 폭로라는 것들로 포장된 것이 벗겨져 버린다.
우리가 소수에게 가하던 폭력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것, 그것이 아웃팅의 본질이 아닐까. 자신이 소수가 되어보지 않는 이상 아웃팅을 당할 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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