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사전 정보가 많았다. 노인과 바다의 대략적인 서사와 저자인 해밍웨이의 삶과 그의 주제의식을 인지하고 이 책을 봤다. 그리고 그의 문체가 쉽게 읽히는 부분이 커서 빠르게 읽다보니 짧은 작품이란 점을 나중에 알았다. 이렇게 사전 정보, 배경지식이란게 있다보니 대충읽어버렸다. 노벨문학상을 받게 한 작품을 이런식으로 소비한다. 모르겠다
일단 배경은 쿠바에서 뱃일을 하는 노인을 중심으로 그가 바다에서 고기를 잡으면서 벌이는 거친 삶을 잘 표현하고 있다. 힘든 일을 하는 노인, 그러나 그의 모습에서는 피로함 보다는 사내다움이 그려진다. 해밍웨이가 평생을 추구하던 거친 상남자의 세계관이 잘 드러난 모습이다. 해밍웨이는 내면의 유약함을 감추기 위해 평생을 남자다움에 사로잡혔던 인물이다. 그가 이뤄낸 작품세계에 대한 명성이 결국 압박감으로 인해 스스로에게 당길만큼, 그가 지켜내려고 했던 것은 어떻게 보여져야 할까였다.
그는 그 물고기를 생각했고 만약 저 물고기가 자유롭게 헤엄쳤다면 상어에게 어떻게 했을지 상상했다. 저 창 같은 부리를 떼어 내 상어들과 싸우는 데 써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배에는 그 긴 부리를 떼어 낼 도끼도 없었다.
도끼나 칼이 있었더라면 저 창을 떼어 내 오 끝에다 붙여 멋진 무기를 만들었을 텐데. 그러면 우리는 함께 싸우는 것이 되겠지. 이제 저놈들이 밤중에 공격해 오면, 영감, 당신은 어떻게 할 거야? 뭘 할 수 있어?
[그들과 싸울 거야.] 그가 말했다. [나는 죽을때까지 싸울 거야.]
노인의 대사에서 마치 해밍웨이가 보였다. 뱃사람의 하드보일드한 정서는 해밍웨이에게는 작품을 창작하는 데 있어 마음가짐과 유사하다. 그는 쉽게 읽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십번의 퇴고를 거쳤다고 한다. 쉽게 쓰여진 듯한 글일 수록 사실을 엄청난 고뇌를 거친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작가는 스스로의 작품과 삶으로 보여주고 연기가 되었다. 그가 자신에게 쏜 총구의 연기가 아직도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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