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이기주 언어의 온도 우주만 한 사연

p5kk1492 2024. 12. 6. 09:04
728x90
반응형

아무리 보잘것없는 몸뚱어리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우주만 한 크기의 사연 하나쯤은 가슴속 깊이 소중하게 간직한 채 살아가기 마련이다.

다만, 그러한 사정과 까닭을 너그럽게 들어줄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인 듯하다. 우리 마음속에 그럴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 가슴에 그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커다란 구멍이 나 있기 때문일까. 가끔은 아쉽기만 하다.

 

살아갈 수록, 예민해지는 건지 내 사연이 상대방에게는 큰 의미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세상에 누구나 가슴아픈 사연 하나 없겠냐란 말이 잔인한게, 나의 서사가 너의 서사를 동정할만한 여유가 없다란 방패로 보일 뿐이다. 그리고 내 사연이 제대로 전달되기 보다, 오해의 단서가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 나는 내 이야기를 안하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나도 내 가슴에 구멍이 뚫려 서인지, 우주만 한 사연은 아닐지라도 내 가슴의 사연이 나도 모르게 새어 나간다. 

 

우리는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문명 아래서 야수화 되어가고 있다. 자본주의, 돈이 종교인 세상에서 사람들은 빠르게 상황판단을 한다. 이상행동을 하면 바로 직관적으로 저사람은 비정상, 장애 등으로 판단한다. 그가 시력을 잃었던, 각막 기증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겨서 감탄하고 있다는 서사는 알빠노다. 우리에게 우주만 한 사연이 무슨의미가 있을까. 남의 불치의 고통이 내 손톱빠진 아픔보다 못한다는데.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