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쉬어가는 의미에서 고른 책이다. 에세이, 내가 책읽기를 다시 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으면서 자주 읽던 장르다. 에세이는 저자의 일기스러운 느낌인 경우의 글이 담긴 책이다. 물론 저자마다 일기의 수준이 철학적이기도 하고, 자기계발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에세이는 명백히 저자를 탄다. 이번 책은 저자의 생각을 참 잘 들여다보기에도 좋았고, 내가 좀 추구하는 글쓰기 스타일도 보였다. 글쓰기 스타일을 꼼꼼히 본것은 아니고, 마지막에 한문장 정도로 이야기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센스가 좋았다.
사람이란 의외로 행복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 불행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린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충분한 만족감도 얻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제 와 누군가 내게 행복이 뭐냐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불행이 없는 상태."
저자는 일상적인 소재를 끌어와서 주제의식을 말미에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식으로 에세이를 전개해 나갔다. 다양한 이야기가 서려있지만, 결국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행복은 불행하지 않은 상태란 말을 전하고자 바에 있다. 더 적확한 표현은 행복해지려고 하는 방향성을, 덜 불행하게 살고자 하자고 말하는 부분이 핵심이다. 이부분은 나도 친구와 이야기 나눌 때 하는 말이었다. 난 행복하기 위해 살기 보다, 덜 불행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덜 불행한 것도 기준점을 남과 맞추면 끊임없이 비교하겠지만, 행복한 삶의 척도는 기준을 잡기엔 참 어렵다. 덜 불행하단 기준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서 경험했던 부분들을 고려해보면 비교적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당신이 행복하기에 앞서 쉽게 불행해지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즐겁기 이전에 별 탈 없는 삶을 이어가길 바란다.
행복이란게 철학적인 개념에서 정립되었던 역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철학자들이 정의한 개념으로 행복을 생각하다 보니 추상적이다. 아니면 지나치게 물질적이거나. 요즘은 저자뿐 아니라 긍정심리학으로 대두되는 학자들에 의해 행복에 대해서 좀더 정량적인 해석이 진행되고 있다. 나의 조건변수, 그리고 내적으로 추구함, 몰입 등과 같은 개념이 과거의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들보다는 좀더 우리 삶에 도입하기에는 가이드라인이 괜찮지 않나 싶다.
행복보다 덜 불행함, 즐거움 이전에 별 탈 없이. 저자와 같은 작가들에게서도 좀더 정량적인 행복 개념이 보여서 요즘 사람들에게 얼마나 행복이 간절한지가 보인다. 이제 모호한 행복추구에 대해 좀더 명징한 레토릭을 전해주는 글쓴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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