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 메탈, 복지국가 북유럽 3대 국가에서 짐승울음같은 보컬이 포효하는 극강의 메탈이 유행한다는 말을 들은바 있다. 락에 심취했던 시절에 잘은 모르지만 여러가지 락에 대한 소식들을 들을 때, 북유럽 메탈이 현지에서 꽤나 인기 있다는 이야기는 유명했다. 나도 In flames 정도는 알고, burzum이 유로니무스를 살해한 소식 등도 접했었다. 그런데 이 영화만 보면 역시 메탈은 비주류였나, 약간 B급의 정서를 살리는 장치로 쓰이는 걸로 보이니 말이다. 허나 재밌었다. 락덕후를 위한 영화였다.
주인공은 친구의 집 지하에서 밴드 커버송을 연주하며 노는 메탈덕후다. 주변에서는 호모, 마약쟁이 등과 같은 오해를 사도 딱히 반응하지 않는다. 약간 메탈밴드같은데 찐따같은 느낌도 들도 독특한 정서다. 그러다가 커버곡에서 진짜 자신들의 노래를 만들고 데모 테잎도 우연히 페스티벌 관계자에게 전해주면서 상황이 요상하게 흘러간다. 데모만 전해줬는데 이미 노르웨이에서 공연하기로 확정이 된 것처럼.
그 상황에서 벌어지는 우여곡절이 코믹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노르웨이 더먼 페스티벌에서 거의 메인 공연을 펼친다. 노랫말이 전혀 들리지 않는 짐승울음소리의 향연, 뭐랄까. 피날레로 들리는 핀란드 순록 메탈이 노르웨이에서 인정받는, 찐따들의 지하실 커버연주가 진정한 메탈 리스너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인정받는 주인공들의 모습으로 마무리 된다.
락을 좋아하지만 그로울링 창법까지 쓰는 메탈은 섭렵하지 못했던 예전 락덕후가 보기에 유쾌한 영화였다. 약간 비주류가 처한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하는 맛이 난 좋았다. 덕후들은 비주류로 조롱받는게, 자신들이 좋아했던 장르가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서는 것보다 오히려 즐길지도 모르겠다. 비주류들 사이에서 난놈으로 인정받는 서사, 매우 맘에 든다. 홍대병과는 다른 일종의, 인정받은 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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