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밀리 어워드에서 수상한 작품이라, 속물적으로 골랐다. 상을 받은 작품은 그래도 실패할 가능성이 적으니까. 책 내용이 뭔가 살짝 유치한 느낌이긴 해도, 그냥 읽어보자 소설맹 탈출 프로젝트란 마인드로 서재에 담았다.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오컬트 장르를 내 취향으로 풀어냈고, 일단은 내가 읽기 편했다는 것은 왠만한 사람들은 너무 쉽게 글 쓴거 아니야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내가 웹소설은 안읽지만, 정말 가독성이 좋았다.
나름 이 책의 장르를 정의하자면, 오컬드 코미디 서스펜스다. 일단 악귀와 퇴마와 같은, 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주된 서사다. 그리고 주인공이 이러한 이야기속에서 마치 직장인과 같은 레토릭을 구사하는게 매력이다. 초반 서사에서 우연하게 사용한 부적이 옆집 남자가 여성에게 고어스럽게 살해당하는 장면은 꽤나 충격적인 연출이었다. 그래도 내용 전반은 퇴마의 순간과 무당언니 명일의 직원의 푸념같은 이야기가 재미를 준다.
소설의 전체적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처음에 어처구니 없는 죽음과 주인공 하용이 퇴마와 악귀에 얽히게 된 사연에 연결고리가 생긴다. 그렇게 최종빌런 백화와의 갈등과 대결속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될 때, 깔끔하게 이 작품의 서스펜스를 읽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긴장이 풀리고 나니, 다시 직장인 하용의 푸념섞인 대사가 미소를 짓게 했다. 진작에 재택근무 시키지라며.
내가 좋아하는 영화 콘스탄틴, 미드 슈퍼내추럴 그리고 파묘와 같은 오컬트 장르등을 정말 좋아한다. 해당 오컬트 장르 속에서 나오는 미묘한 공통점은 마치 해당 직업군이 마치 오랜 시간한 업무같은 느낌을 준다. 마치 만년 과장 혹은 말년 병장 포스를 풍기며 사건을 대하는 모습이 좋다. 그러다가도 퇴마관련 장면을 연출할 때의 긴박함은 오컬트의 매력을 뿜어내는 것이 매력이다.
소설 장르는 좀 의무적으로 읽는 경향이 있다. 마치 소설맹에서 탈출하고픈 몸부림? 그런데 이런 작품이라면, 장르도 내맘에 들었고, 가독성이 좋았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장르가 내 취향이라고 하긴 어려웠지만, 워낙 가독성이 좋아서 작품을 보는데 도움이 됐던 기억이 난다. 나같이 독서하는데 부족한 사람에게는 읽기 쉬운 책들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왜 나는 어려운 문사철보다 소설읽기가 어려울까. 심지어 소설을 분석한 오지은 저자의 여자 주인공들이 더 재밌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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