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세화리에서 여행기록이 끊겼다. 성산포 숙소에 도착 후 기절, 겨우 일어난 뒤 마지막 성당 스팟인 성산포 성당에서 저녁미사를 마쳤다. 내가 성당따라 해안따라 여행을 하면서, 세 군데 성당은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화북성당은 열려있어서 그냥 들어갔다. 그 뒤에 조천과 김녕은 막은것은 아니지만, 딱히 개방한 느낌도 아니라 조용히 지나쳤다. 세화성당은 내가 기웃거리니 사무직원이 순례중인지 묻더라. 감사하게도 세화성당의 신식화장실에 내부 미사공간도 구경했다.
세화까지 가는 여정이 진짜 많이 힘들었다. 월정리에서 세화까지 아무것도 없었고, 길을 헤메기도 해서 지친 나머지 비속어를 지껄여가며 목적지에 다다랐다. 세화성당에서 맞이한 친절함이 여정의 피로를 녹여주었다. 물론 성산포 도착하는데 온 에너지를 다 써버렸지만. 성산포 숙소의 도착과 성당 미사 외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숙소도 성당 만큼이나 경건할 정도로 조용했다.
성당포 성당은 부지는 넓게 쓰는데, 미사를 집전하는 내부는 비교적 작은 편이었다. 물론 평일미사에도 사람이 가득할 정도니, 뭔가 신도들이 참여도가 높아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어제가 특별한 미사일정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꽤나 서로 친근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 뒤에 성산포에서 저녁이나 먹을까 했지만, 점심에 거하게 월정리 갈비밥인지 호화롭게 먹었기도 해서 그냥 잤다. 사실 편의점에서 라면이랑 김밥을 쳐먹고 숙소로 복귀했다. 숙소는 성당만큼이나 고용하고 거룩할정도로 조용했고, 난 고양이마냥 조심스레 움직였다. 4인 도미토리였지만, 나 포함 단 둘의 수컷 아니 남자였다. 아마 주변에 파티분위기에 게스트하우스와는 다른 느낌이다. 모르겠다 요즘 게스트하우스가 파티분위기인지 절간분위기인지. 가봤어야 알지.
그렇게 꾸역꾸역 잠을 청하고, 택시로 성산일출봉 입구까지 왔다. 걸어서 1시간, 자전거로 20분 가량의 거리지만, 둘다 싫었다. 걷기엔 너무 시간이 지체될까봐, 자전거는 엉덩이가 박살나서 쉬고싶더라. 근데 지금 와서 보면 걸어도, 아니 힘들어서 택시탔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자전거로 왔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차라는 존재가 얼마나 편한 물건인지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성산일출봉에 오르는 길을 짧고 굵다는 느낌? 만만히 볼 느낌은 아니지만, 다행히 20분안에 정상에 도착하니 숨 좀 고르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21일에 한라산 정상을 갔다오고, 자전거 여행으로 제주시내에서 성산포까지 40km 를 주행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서 다시, 성산일출봉으로 가벼운 아침 버닝을, 아니 여행인가 훈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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