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술을 다시 마시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 전화하는 개버릇이 도졌다. 다행히 전화내용상 찝쩍거림은 없었다. 이건 20대 개같은 주사였기에 알고 있긴 한데, 결국 전화를 하는 대상이 대부분 이성이니까 결국 개버릇이다. 전화를 대부분 받는 사람이 없어도, 일단 늦은 밤에 내가 전화가 오면 결국 나의 주사가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그래서 요즘 연락처도 지우고, 음주를 자제하던지 술자리에 갈때 전화를 들고 가지 않는 방법 등을 찾고 있다.
주변에서 이정도 주사는 문제를 삼지 않는다. 20대 때도 그냥 부재중 전화를 보고 친한 지인들이 술좀 적당히 마시란 핀잔 정도를 줬었다. 그러나 문제를 삼지 않는 지인보다 나 자신이 문제를 삼곤 했다. 지금도 전화하는 술주사가 부활한 나에게 문제를 삼는 것은 나 자신이다. 그렇게 내가 선제적으로 연락처를 지우거나, 전화 줄주사를 한 대상과는 왠만하면 깨어있을 때도 연락이나 대화를 자제한다. 그렇게 하면 술에 취했을 때, 해당 대상은 줄어들긴 한다. 인간관계도 줄어들긴 하지만.
예전에 건강관련해서도 주사위에 빗댄 것처럼, 인간관계도 주사위와 같이 변수투성이다. 이번에는 명백히 내가 잘못했지만, 의외의 주사위 숫자가 뜨기도 한다. 내가 전화주사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에 대해, 관대한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다. 아예 모르는 척하며 내 주사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사람도 있어서 내가 변수를 어느정도 관리해야한다. 요즘들어 건강뿐 아니라 모든 삶에 있어 주사위 이론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운칠기삼이란 표현이 떠오른다. 사실 재능이나 노력등 내가 할 수 있는 개인의 역량은 한계가 있다. 사실 어떤 분야의 10프로 이내에 진입하면 대부분은 재능과 노력은 거의 상향 평준화된 상태에서 경쟁한다. 1프로, 더 나아가 0.1프로의 세계에서는 정말 재능과 노력은 최상위급이고, 그 뒤로는 운과 기세를 타고나야 한다고 본다. 어떤 상황에서든 꼭대기로 향할 수록 모두가 재능과 노력이 탑티어인 상황이기에 주사위가 어떻게 터지느냐가 정말 중요해진다.
내가 주사위 이론을 믿는다고 해서, 모든걸 운에 맡긴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이지 않길 바란다. 위의 문단에서 말한 것 처럼, 개인의 역량에서는 당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진인사대천명, 결국 우리가 인력으로 다할지라도 하늘의 뜻에 맡겨야 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경구는 사실 좀 치사하다. 사실 노력하는 능력도 재능 중 하나이거늘, 플레이어 입장에서 자신의 성취에 대해 자부심과 자존감등을 갖는 것은 좋다. 허나 모두가 그러한 역량을 가지고 태어나진 않는다. 날때부터 못난사람이 어딨냐고? 살면서 그런사람 솔직히 본적 있지 않은가.
정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살면서 본 적이 있다. 잘못된 방법으로 노력을 해서 그렇다는 반론이 들어올 수 있다. 사실 노력을 하는 방법이나 태도, 방향을 잡거나 효율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것도 노력에 대한 재능이란 말을 하고싶다. 아무튼 난 이제 이러한 것들을 그저 관찰하거나 옆에서 지켜보는 페이스 메이커 정도가 한계다. 이젠 머니게임에서 플레이어 역할을 하기에는 버겁다. 세상이 요구하는 치열함의 역량을 맞춰주기가 힘들더라.
10월부터 중졸 검정고시를 도와주다보니, 시험을 도와주는 재미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이제 고졸 검정고시를 보조할 상황인데, 아무래도 검정고시는 Pass or Fail 개념의 시험이라 부담이 적다. 아마 수능을 준비하거나, 공무원 시험과 같이 상대평가 경향의 시험준비는 조언하기도 부담스럽다. 일단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보면, 무지성의 독려도 별로고 어설픈 충고도 불쾌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쪽으로 조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보려고 한다. 이제는 내가 뛰지는 못하겠다. 시험만큼 주사위 잘못 터져서 1년 농사 망치는 게임도 없다.

이거 다 주사위 게임이야.
'일상 끄적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Bible Verse for All 2025-03-31 (0) | 2025.03.31 |
---|---|
방구석 철학자의 밤: AI가 새로운 시대정신이 될 것인가? (0) | 2025.03.30 |
Bible Verse for All 2025-03-30 (0) | 2025.03.30 |
Bible Verse for All 2025-03-29 (0) | 2025.03.29 |
아재론 - 내가 미쳤...아니 날씨도 미쳤는데..? (0) | 2025.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