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내용의 소설이라고 하는데 꽤나 파란만장한 내용이 담겨있다. 엘리 벨이란 소년의 시점으로 벌어지는 느와르라 해야할까. 범죄의 가운데에서 성장하는 소년이, 이리도 옳곧고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소설같은 이야기가 저자의 자전적 고백이라는 점이 놀랍다.
엘리벨이란 소년의 시점에서 새아빠 역할의 라일과 어머니는 마약을 통해 생계를 꾸리며 산다. 말을 하지 못하고 허공에 글을 쓰는 형 오거스트 벨, 사실 난 말은 하지 못한다는 설정은 드라마를 보고 확인했다. 책 앞에 소개로 나와 있는데 말이다. 이정도면 내 문해력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엘리벨이 옳곧게 성장할 수 있던 것은 슬림 할아버지다. 살인죄로 복역하다 탈옥한 전설적인 인물이 베이비시터로서 엘리를 돌본다. 엘리에게 슬림은 소중한 친구다. 슬림은 그에게 훌륭한 스승이자 친구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엘리에게는 또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던 롤모델 같은 존재, 케이틀린 스파이스가 있다. 범죄사건을 다루는 쿠리어-메일의 간판 기자이기에 엘리는 범죄 전문 기자를 꿈꾼다. 누구보다 범죄현장 한가운데에서 자라는 엘리, 그럼에도 범죄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느 일반 기자적 시선과는 다르다. 오히려 그점이 엘리가 특별한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자질을 보여주는 점이 아닐까 싶다.
범죄와 연관된 삶을 사는 엘리의 가족과 주변인물들이기에, 엘리의 성장소설은 톰소여의 모험처럼 흘러가진 않는다. 오히려 냉혹한 느와르 혹은 범죄물처럼 흘러간다. 사건의 연속, 엘리에게 찾아오는 비극, 그리고 그 과정에서 좀더 성숙해가는 소년의 모습에서 우주를 삼킨 소년이란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내가 소화하기에는 꽤나 긴 분량의 책이었고, 틈틈히 읽는라 중간 중간 이가 빠진 느낌으로 서사를 기억해내고 있다. 쥐어짜내듯이 감상평을 적고 있고, 나중에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를 참고할 생각이다. 지금 약간 보긴 했는데, 책의 배경이 호주다 보니까 친근한 호주 억양이 정겹다. 배경은 브리즈번이라 퍼스출신 외노자인 입장에서 조금 와닿지는 않지만, 브리즈번에서 한인의 살해사건이 두번이나 기사화 된 적이 있어서 왠지 범죄에 어울리는 도시다.
소설이 저자의 자전적내용이 아니었다면, 조금은 판타지가 아닐까 생각했을 것이다. 범죄 한가운데서 범죄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른, 범죄자로 자라지 않아서 너무나 다행스러운 이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준, 그리고 또 드라마까지 탄생케 한 저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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