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블라인드 사연 데이트통장 얘기해서 헤어지다

p5kk1492 2024. 10. 10. 06:13
728x90
반응형

데이트통장 얘기해서 헤어졌다.

새회사· 탕*****
작성일7시간 조회수13K 댓글392

안녕? 형누나들

난 남자고 96년생이야, 전여자친구는 92년생이고 이런 이별은 처음이라서 블라에 글 올려봐

일단 만난지는 5개월정도 되었어. 전여친하고는 100가지 취향 중 5가지만 맞을 정도로 다른 취향을 가졌어. 근데 난 5가지의 공통점을 잘 살려보자는 마인드고, 상대방은 95가지가 다르고 사람은 안변하니까 간격이 안좁혀진다는 마인드야.

돈과 관련된 얘기니까 연봉도 설명해야겠지? 정확한 액수는 어렵지만, 내가 상대보다 연봉기준으로 7~800정도 더 벌어.

본론으로 들어가서, 난 연상을 처음 만나봤고, 상대는 연하도 만나봤대. 그리고 아무래도 여자측 나이가 있다보니, 결혼을 내년에는 하고 싶어했으며, 난 이 부분을 충족시켜주려고 했어.

5개월밖에 안만났는데 벌써 이런생각을 하냐는 의문이 들꺼야. 일단 상대방과 나는 신기할정도로 티키타카가 잘 되었어. 그렇다보니, 같이 있는 시간에 많이 웃고, 편했어. 이런 부분때매 이 여자하고 결혼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늘 표현하고, 결혼에 대한 계획을 하면서 살아왔어. 근데 상대방은 자기가 내년에는 결혼하고 싶어하면서 아직 먼 얘기라고 하면서 회피하더라고? 평생 부모님집에서 자라서 그런건가 나이에 비해 생각이 어린걸까?하는 의문이 많이 들었어.

아무튼 이런건 내가 리드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늘 상대에게 확신과 계획에 대하여 내생각을 공유했어. 그러면서 상대에게 미련과 후회라는 감정을 안가지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 잘해줬어.

지금까지 만난 여자중에 제일 잘해줬을 정도였고, 상대도 이걸 인정했을 정도로.

근데 사건이 생기게 되었어. 내가 직장을 본가쪽으로 옮기게 되었어. 이렇게 되면 주말부부나 햔쪽에서 옮기거나 둘중하나를 선택해야 하더라고. 물론 이직한 회사를 포기하고 다시 상대방쪽으로 갈 의향도 있었어.

위에서 말한대로 한쪽에서 옮기게 되었을때 상대방이 온다면, 아파트와 자동차는 내가 제공한다고 했어. 나를 위해서 희생해준 사람이니까. 전혀 아깝다는 생각도 안들었고, 부모님도 동의하셨어.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상대에게 공유를 하면서, 미래에 대하여 같이 그려가려고 했어. 난 서로간의 생각을 공유해서 합의점을 찾는게 맞다고 봐. 그래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갔어.

근데 이직한지 1주일도 안되서 사고가 터지게 되었어. 평소에 나한테 계산적이라고 했던 상대방이였어. 하지만 난 내가족과 연인, 내사람한테는 계산적으로 절대 안해. 물론 내가 인지하지 못한 부분에서 묻어나올수는 있었겠지만, 절대 머리속에서 계산한적은 단 한번도 없었어.

돈이 없던 백수시절에 기념일이다보니 합쳐서 25만원짜리 식사를 내가 먼저 가자고했고, 내가 사주고 싶었어. 내가 전세문제(지금은 돈은 다 받음), 퇴사 후 취업준비 등 7~9월에 힘든 시절에 큰 힘이 되어주고, 곁에 있어줬거든.

그래서 난 상대에게 '00아 너가 나에게 너무 잘해준다. 그래서 난 이에 대한 보답을 해주고 싶어. 정말 고맙고 사랑해. 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아.' 라고 말해. 근데 상대방은 이런 부분도 계산적이라고 하더라고. 난 상대의 잘한점을 부각시켜주면서 감사함을 전달하고 싶었을 뿐인데.

내 의도와 다르게 생각하는 상대에게 억울함을 많이 느꼈어. 본가에 내려오게 되면서 월세방기간이 10달정도 남았길래. 상대에게 '너가 자취를 해서 집이 필요하다면 내방에 살아. 어차피 난 나가야하는 돈이니, 내가 낼게'라고 했을 정도로 아낀적이 없다고 생각해.

즉, 평소에 나에게 잘해주고, 사랑스러웠어. 그리고 돈도 생각해보면 내가55, 상대가45 이정도 썼을 정도로 밸런스도 좋았어. 또한 난 나이를 떠나서 남자로서 단돈 100원이라도 더 쓰자는 주의야. 가오라는게 있자나?

여튼 이직을 하다보니, 바뀐 환경에서 내 소비 유형을 파악을 하고, 같이 미래를 그려가는 친구가 있다보니, 문제의 데이트 통장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차피 결혼하면 내돈이 얘돈, 얘돈이 내돈이라는 생각이 있어. 그리고 경제 관리를 연애시절에 시행착오를 경험한다면 언제든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봐. 근데 결혼하고 이 문제로 가치관이 안맞으면 되돌리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되었어.

그리고상대와 얘기를 해도 결혼을 하게 된다면, 내가 자취를 길게 하고 능동적인 성향이 짙으니까, 자신이 용돈받아서 산다고 했었어.

그러기에 절대 돈을 아낀다는 목적이 아닌 미래를 그려가자는 취지로 제안을 했으며, 난 이런 생각인데 넌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는 식으로 대화를 시작했지.

당연히 이문제는 예민하다보니, 나도 조심스럽게 얘기했어. 강요도 아닌 제안을 하는 동시에, 생각 공유였으며, 상대가 싫다고 하면 안 할 생각이였거든.

내가 짜친다, 찌질하다 등 이러한 반응이 있을수 있어. 다시 말하지만 가성비연애, 돈 쓰는게 아깝다와 같은 목적이 아닌 미래를 그려가려고 하다보니 발생한 생각이였어.

뭐 여튼 데이트통장 얘기를 꺼내자마자, 발작을 일으키더라. 난 당황했지. 이정도로까지 반응을 가져가야하나? 그러면서 물어보더라고.

"넌 초과되면 어떻게 할꺼니?"

이 질문은 내가 전혀 예상치 못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히 그때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고, 물론 내가 벌이가 더 있는만큼 더 내겠지라는 생각이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1차원적인 생각으로.

"반반하지 않을까?"

라는 답변을 했어. 상대의 반응은 놀랄정도로 차갑더라.

당연히 통장을 만들게 되면 내가 제안했고, 벌이도 더 있으니 6:4또는 7:3으로 하려고 했어. 근데 상대의 반응은 극단적인 부정함을 가져가니, 나도 너무 당황스럽더라. 당장 이틀전 혜화에서 연극보고 데이트할때만 해도 사이가 좋았고, 지금까지 사이가 좋았거든.

그러면서 상대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네. 1시간이 지나고 전화가 왔어. 헤어지자네? 각자 맞는 사람 찾자고. 자기는 연상만 만나봐서 받는게 익숙하대. 그래서 물어봤지. 남자가 돈을 더 많이 내는게 당연한거냐고. 답변은 놀라웠어.

'남자가 더 많이 내야된다고 생각해. 근데 너가 4살 어리니까 이런 기대는 안하려 했다.'

이말을 듣는데 머리가 뜨겁더라. 내가 못해준것도 없었고, 돈이 없던 백수 시절에도 하루 한끼 먹으면서, 휴지가 없어서 도서관에서 몰래 휴지를 훔쳐왔어. 데이트할때 맛있는거 사주고 즐겁게 해주고 싶어서. 이 어려움을 가장 많이 소통했고, 잘아는 얘 입에서 이런 소리가 나오는데 말이 안나오더라.

그러면서 반반씩하려는 내 실체가 드디어 나오는거라네. 난 늘 내모습을 보여줬고, 진심이였는데. 나의 치부도 얘기하고, 여자앞에서 처음으로 어린아이처럼 울게 한 사람인데.

더쿠라는 사이트를 해서 안좋게 변한건가. 우울증약을 먹어서 문제인건가, 내가 문제인건가...

알고보니 페미성향이 있더라...물론 페미 응원할건 응원해. 남여간의 서로의 강점을 잘 활용해서 사이좋은 세상을 만드는건 좋은것이니까.

그래도 난 정말 사랑했으니, 붙잡았어. 뭐 일단 붙잡혔는데, 다음날 퇴근하고 차였고, 나도 너무 현타가 와서 이별을 택했어. 데이트 통장 언급한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놀랍더라.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물어본 말은 이거야

"다른 사람 만났는데, 그사람이 데이트통장 얘기하면 헤어지니?"

"응"

끝으로 나한테 잘해주었고, 본인입으로 가성비가 좋다고 할 정도로 부담안주던 00아. 너랑나는 생각이 다를수 있어. 그래도 극단적으로 뒤를 돌아보는 판단은 아닌거 같아. 너 입으로 헤어져병이 있다매. 너딴에는 확고한 판단이였겠지만, 연인사이에 이정도는 한번쯤 대화해볼수 있고, 진지하게 만났잖니?

가볍게 만나는 사이였으면, 이 얘기 꺼내지도 않아. 대화를 하자는건 상대와의 관계를 유지하겠다는건데, 정 떨어졌다는 이유로 헤이지자고 할때 많이 당황스럽더라. 우리가 적은 나이도 아니고, 다 큰 성인인데 내가 이유까지 얘기했고, 평소에 잘해줬는데 한번의 실수때매 이런 판단을 한거는 이해가 안가.

9번 잘하고 1번 실수할때는 평소에 잘하니까 이번 실수는 이해해주는게 일반적인 생각아닐까?

근데 너라면 9번 실수하고 1번 잘했으면, 나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보겠지. 5개월의 시간이 길면 길고, 짧으면 짧겠지만 이번 연애는 5개월의 시간동안 살면서 처음으로 결혼까지 생각했을 정도로 긍정적인게 더 많았어. 한순간의 부결합으로 등을 돌리게 된 사이가 되었지만, 너와의 추억과 너에게 받은 사랑은 감사함을 가지고 있어. 정말 너를 만나고 처음 해보는것이 많았어. 등산을 시작으로...고맙고, 사랑했고, 좋아했고, 감사했어.

전세사기를 당할뻔 하고, 이직한 곳에서 3일만에 나와서 방황했을때...덕분에 다시 일어서게 되었어. 헤어지고 마지막 통화할 때는 나도 억울하고, 화도 나다보니 했던말은 진심으로 사과할게. 욕도 없었고, 격양된 목소리도 아니였지만 엊그제 그렇게라도 얘기해야 우리사이가 미련없고 그리워하지 않을까싶더라.

남들은 호구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사랑했던 사람이였기에 너에게 잘 할수 있었던거 같아. 00아 혹시라도 너가 그리워서 내가 연락한다면 최악의 이별을 하게 한 남자니까 냉정하게 뿌리쳐. 하루아침에 남이 된 사이가 되었지만, 좋았던 추억 많이 만들어줘서 고맙고, 금방 추워지니까 감기조심해. 안녕.

 

ㄴ 사연자가 쓴 글에서, 그냥 묘하게 숨막히는 느낌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일까? 사연을 말하기에 앞서 자신의 태도가 행동에 대해 일종의 밑그림을 깔아놓는 부분이 있고, 사연 속에서 자신은 이성적이고, 계획적인 행동하에 움직였음을 강조한다. 여성이 데이트 통장이란 말을 듣고 보인 태도는 나로써도 별로라고 본다. 남자에 대한 가치관이 사연자와는 너무나도 간극이 큰 점이기에, 차라리 일찍 헤어진게 맞다고 본다.

 

사연자도 본인이 굉장히 철저하거나, 자기방어적인 논리가 강한 사람이란 점은 알아뒀으면 한다. 일단 자신이 옳다는 정서가 좀 깔려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헤어짐을 인정하고 보내준다는 부분으로 마무리 하곤 있지만, 내가 봤을 때 글로 남기기에 결말을 적은 것 같아보인다. 아마 현실에서는 전여친에게 욕정도는 하지 않았을까. 왠지 욕도 안하고 술담배도 안할거 같긴 하다. 조금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깨에 힘좀 뺴고 느슨하게 사는것도 필요해 보인다. 

 

디테일하게 사는게 꼭 능사는 아니다. 매 순간을 디테일하게 살면, 결국 주변에서 이런 사단이 난다. 근데 이번건은 잘 걸러내긴 했다. 사연자의 옆에 누군가 괜찮은 사람이 들어갈 것이다. 95가지가 맞지 않아도 5가지의 장점으로 사람을 만난다고 하니 말이다. 데이트 통장 테스트는 미리 하자. 또 충격받았다고 사연 올리지 말고.

728x90
반응형

'일상 끄적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10-12 오늘의 구절  (0) 2024.10.12
2024-10-11 오늘의 구절  (1) 2024.10.11
2024-10-10 오늘의 구절  (1) 2024.10.10
간병 지옥, 삶보다 죽음을 택한다.  (5) 2024.10.09
2024-10-08 오늘의 구절  (3) 2024.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