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의미, 이 책을 7분할 해서 글을 쓰고 내 생각을 남겼다. 인생의 의미에 대해 논하는 책을 기웃거릴 때, 내가 겪어 온 삶이 순탄치 않았던 것에 대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싶은 욕망이 작동한다. 나만 힘든거 아니었죠, 혹은 나는 왜 유독 힘들까요. 그래 원래 인생은 그런거야라는 막연하고 꼰대같은 답변보다, 보다 정갈하고 논리정연한 조언을 듣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아마 유시민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에세이를 시작으로, 시지프스 신화를 어설프게 감상하면서 내 삶의 의미를 여러모로 찾곤 했다.
이 책도 내가 인생에 대한 물음표에 대해, 궁금증을 덜기 위해 읽은 책이었고 좋았다. 인생의 의미에 대해 마침 일곱가지의 주제로 나눈 덕에 나는 일곱꼭지 글을 써내려갈 수 있었다. 관계, 결핍, 꿈, 느린시간, 순간, 균형, 그리고 실끊기(죽음)의 대단원까지. 처음 관계를 이야기할때 나름 실존주의가 말하는 관계맺음의 철학을 떠올렸고, 마지막 실끊기에서의 죽음이야기는 역시나 삶의 의미는 죽음을 뺴놓을 수 없음을 생각하며 읽어나갔다.
나는 일곱번 째 이야기였던 죽음을 읽기 위해 이 책을 정독했나 싶었다. 죽음, 아직도 불편한 주제일 수 있고 어쩌면 딴나라 이야기같은 식으로 받는 경우도 있다. 필연적인 일이지만,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이 인간이다. 항상 죽음을 현실이라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그것은 비정상이다. 허나 죽음에 대해 강렬한 체험이 일어난 사람은, 이야기가 다르게 흘러간다. 죽음의 필연성에 대해 좀 더 천착하게 되지 않을까. 나만 그럴지도.
죽음에 대해 한번 돌이켜 생각하게 되면서, 나는 좀더 관계에 대해 거리조절이 되었던 것 같다. 과거의 감정의 기복이 심할 때는 애정결핍이 아니었나 추측해본다. 정서적 거리감을 조절하지 못하던 것에 조금은 나아진 편이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말이다. 내가 가진 결핍은 아무래도 남들을 따라가봐야 의미 없고, 내가 하고싶은일을 해야만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좀 더 명징해졌다. 시간이 무한하지만 우리는 순간을 살고 있음을, 그래서 오늘만 살것처럼 내 나름의 자유를 추구하더라도 결국 상황을 고려하면서 균형 있게사는 정주민이 되야한다. 아마 이러한 생각은, 자유를 좀더 비중을 높여나가려고 한다. 죽음에 천착하며 살기에, 자유에 대한 결핍이 있다.
돌고 돌아 다시 죽음이다. 삶과 죽음이란 양면의 동전 아래, 우리는 결국 여러 의미를 곱씹는다. 때론 투페이스 처럼 동전 던지기를 하기도 하고, 인생이란 주사위 게임에서 내 운을 시험하기도 한다. 인생에 대해서 운명론적으로 결론을 맺고 싶진 않다. 허나 죽음은 필연이고, 삶은 어찌되었든 지속된다. 죽기전까지 우리는 유한한 시간을 영원히 살것처럼 살아갈 것이다. 원래 인간이 그러하다. 그렇지 않으면, 괴롭기 때문에 아마 뇌가 그렇게 프로그래밍 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걸 깨닫고 탈출하면 부처나 네오가 되겠지.
살아간다는게 때록 녹록치 않다. 특히 죽음을 한번 진하게 겪은 사람의 삶은 조금은 비틀어져있다. 다시 그 상황을 돌아가더라도 달라지진 않았을 거란 생각도 있다. 내가 한 행동에 대체로 후회는 없지만, 생각하면 괴롭다. 후회는 바꿀 수 있었을 것이란 가정때문에 한다는 생각이 있다. 허나 내가 당시에 내린 행동의 인과관계는 만약에로 대체할 수 없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상황에 내린 충동적 결정도, 결국 내 선택이고 그것에 대한 결과를 현재에 내가 반성하고 그저 괴롭거나 의식화 하는 수밖에. 인생 피곤하게 산다.
에릭센의 책에 내 여덟번 째 의미, 피곤을 덧붙여본다. 인생을 피곤하게 사는것이 내 삶의 의미 같다. 뭣 같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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