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봤지만, 부정평가를 고려해서 제목을 오징어(게임)팔이라고 지었다. ???번 성기훈팔이는 재밌었나? 라고 패러디라고도 말할 수도 있겠다. 황동혁 감독 또한 오징어게임은 시즌1에서 끝내려고 했다고 말한다. 허나 오징어게임의 엄청난 파급력과 흥행에 비해 수익은 비교적 적었기 때문에, 결국 시즌2,3까지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사실여부는 모르겠지만, 그의 작품은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한국에서는 제작되기 힘든 시나리오였음은 자명하다. 그래도 넷플릭스의 계약구조상 얻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감독입장에선 아쉬웠을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점을 두고 보면서 조금은 너그럽게 시즌2를 이해해본다.
오징어게임 자체가, 속편을 만들면 받드시 소포모어 징크스에 주화입마 당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사람들이 어떤 조건하에 서든데스 처럼 죽어나가는 장르들이 어떻게 차기작품을 양산하며 망해갔는지, 배틀로얄이나 쏘우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오징어게임은 두 작품과는 결이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래서 참신했고, 그 참신함은 첫 작품이 다 가져간다.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시원한 장르가 속편을 만드는 덫에 걸려든 셈이다. 넷플릭스의 수익구조에 감독은 미끼를 물어분 것이다.
시즌2는 나와 같이 관대한 시청자라면 그냥저냥 재밌게 봤을 것이다. 전작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우승자 성기훈을 재투입해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여전히 그가 주인공이라서 서사의 중심축인 점이 철저한 약점이다. 게임 특성상, 누군가는 죽게될텐데 성기훈과 그 주변인물은 쉽게 죽이지 못한다. 그러면 공포영화들 특유의 몇 몇 인물들은 죽겠지 싶은 그려진다. 애매한 캐릭터들만 의외에 상황에서 죽일 수 있다. 그 애매함도 예측하는 시청자가 있다. 그래서 오징어게임은 시즌제로 가면 망가질 수 밖에 없는 장르적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성기훈이 각성한 존재로, 그러면서도 불안정함을 가진 자아를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성기훈팔이를 하기로 한 이상, 그를 중심으로 오징어게임이란 시스템을 전복하자는 어줍잖은 혁명가 성기훈 서사시를 그려나가고 있다. 그 결과는 시즌3에서 보여주기로 한 느낌으로 마무리 된다. 사실 걸출한 배우들이 조연 단역 느낌으로 다양하게 등장하지만,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성기훈은 죽지 않는다란 느낌을 줘버려서.
나는 개인적으로 왕좌의 게임의 발라 모굴리스라는 주제의식을 차용했어야 한다고 본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주제의식 덕에 왕좌의 게임은 주인공 급의 인물도 죽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소설과 드라마에 몰입했다. 오징어게임도 사실 첫시즌은 성기훈도 죽을지 모른다는 긴장감으로 봤고, 결국 우승자가 되었다는 안도감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시즌2부터는 죽지않을 성기훈이란 느낌으로 그를 바라볼 수 밖에 없어서 나머지 캐릭터가 그저 병정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탑은 왜 나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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