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일기도 좋지만, 이제는 관찰이 필요한 시점

p5kk1492 2024. 6. 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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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알고 지내던 선생님 중 메이저 언론사의 기자에 종사하시던 분을 알고지낸 때가 있었다. 내가 쓴 글에 대해서 그렇게 큰 감흥은 없다는 걸 느꼈지만, 피드백은 나름 해주셨다. 그 중 내가 나의 상황을 담은 약간의 소설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누가 봐도 내 경험이 담겨 있는 이야기였기에 선생님도 한마디 해주셨다. 이제 네 이야기가 아닌, 관찰이 필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게 아마 마지막 피드백이었고, 선생님이 내가 쓴 글을 본 일은 없었다. 내가 모종의 이유로 그분의 뒤통수를 쳤기 때문이다.

 

책이나 영화에 대한 감상, 어록에 대한 내 생각 등에는 관찰의 결과물이다. 내가 겪은 사건이 아닌 간접경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기에 좀더 풍성한 글이 된다. 내 이야기에는 한계가 있다. 직접경험에는 분명 간접경험이 주지못하는 진정성이나 울림이 있다 믿는다. 허나 자기 자신의 이야기에 한계점은 결국 소재가 금방 떨어진다. 새로운 경험을 자주 접하는 분야에 종사한다면 계속 소재가 생기겠지만, 내 일상은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보면서 침대에다가 시간을 투자하는 인생이라 해당이 안된다. 대학시절, 워홀시절, 요양보호사시절 등 몇 안되는 시기를 털고나면 남는게 없다.

 

그래서 기사를 찾고, 책을 좀더 읽어보고 영화를 보고있다. 그러다가 잡생각을 정리해서 가끔 이런 소소한 글감을 얻기도 하는데, 빈약함이 티난다. 무엇을 관찰해야 할까, 기자들과 작가, 감독의 정성이 담긴 1차 생산물을 관찰하는 중이긴 하지만 뭔가 다른 방향에서 소재를 얻고 싶다. 사람, 사람을 관찰해야 한다. 피핑 톰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통해 얻어지는 관찰일지가 생긴다면 좀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여러 소재들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을 통해 말과 글을 남길 수 있을까. 나는 예전에 인터뷰어가 되고 싶다 말한 적이 있따. 언론인 중에서도 인터뷰를 통해 상대방과 교감하여 대중들에게 소통의 창구를 만드는 인물들이 있었다. 너무 거창한 느낌이라서 창피하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야매 인터뷰어가 되어 나름 소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느끼는 감상을 나만의 글과 말로 그 흔적을 남기고 싶다. 그 길을 위해서 오늘도 기존의 책,기사,영화,잡생각 속에서 발버둥치고 있다. 그렇게 세상을 관찰하는 훈련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