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누군가는 부러워할 만한 재능

p5kk1492 2024. 6. 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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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재능은 Talent, GIft 라고 영어로 표현되어지는데, 주어지는 것이란 의미를 내포한다. 나에게 재능이란 노력없이 주어지는 선물같은 느낌을 주는 단어다. 어떤 재능이든 갈고 닦지 않으면 쓸모 없어지지만, 노력만으로는 타고난 재능을 가진이를 따라가는 것은 어렵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사람은 보통 성실함까지 겸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 성실한 태도조차도 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 나가면 알게되는게,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재능, Gift 다. 이게 뭔 소린가 하면, 한국에서 불행할지 몰라도 우린 약간 열정 페이에 익숙한 집단이다. 선진국에 이민을 간 사람들이라면 노동의 강도나 워라밸이 좋아서 열심히 살게 된다. 우리를 보면 한국인은 성실한 민족으로 보고 고용주에게 이쁨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쓰니 약간 비하발언 같기도 하지만, 워낙 노동강도가 강한 한국에서 자란 우리는 타국에서 한국처럼 일하면 성실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애초에 경쟁이 빡센 상위 계층의 직업전선은 논외로 하자. 거긴 내가 경험하지도 못했고, 거긴 내외국인 가릴것없이 치열한 자리니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한글을 통해 배우고 자랐다는 점도 기프트라고 할 수 있다. 재능이란 표현은 좀 어색하지만, 자신의 모국어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없는 국가의 친구들은 우리가 부러울 수 있다. 동남아권만 가도 자국의 언어가 아니라 영어로 중고등교육을 받는다. 물론 영어로 학습하면 영어권 나라에 진학하거나 이민가는데 유리하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던 태국 친구는 자기나라도 영국 식민지였으면 좋았겠다는 우스개 소리를 하곤했다. 티는 안냈지만, 조금 슬픈소리다. 모국어로 학습하고 고등교육까지 익힌다는 것은 축복이다.

 

우리에게 나고자라면서 배우는 고유의 언어로, 고등교육과 더불어 철학적 사유를 한다는 것은 고귀한 선물이다. 타국의 언어를 우리의 언어로 번역해서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우리가 가진 언어가 대단히 범용성이 높고 고도화된 문자체계라는 점을 증명한다. 나도 한편으로는 영어권 나라에서 태어났으면 걱정없겠지란 생각을 하긴 한다. 하지만 한국인으로 한국어를 만난게, 중등교육부터 모국어 대신 영어로 학습해야 하는 환경보다는 훨씬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개인적으로 부러워 하는 재능은 사실 문학적 소양이다. 문학적 재능이란 참 오묘하다. 나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을 보고 감동하고 문장의 탁훨함을 감탄하는 모습은 나에게 낯설다. 나는 소설을 읽어도 비문학책 서평마냥 감상을 남긴다. 등장인물을 겨우 외워놓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 허덕일 뿐이다. 그래서 참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다. 시나 그림을 보고 감상하고 대화를 하는 모습은 아예 상상한적이 없다. 당신네들과는 교류할 일이 없다. 내가 이해할 수 없기에 말이다. 싫어하는게 아니라 마치 다른 차원의 사람들 같아 보인다.

 

문학적 재능은 부럽고, 신기한 부분이라면 사실 내가 동경하는 재능은 지적소양이다. 약간 철학자들의 사고랄까. 통찰력과 직관, 그리고 폐부를 찌르는 주제의식을 갖춘 이들의 재능을 동경하고 사실 따라해보고 싶다. 카피라도 해보고싶었다. 그래서 나는 기자들의 글쓰기를 참 좋아한다. 그들이 철학적이진 않지만 적어도 사회를 바라볼때 특정 주제의식을 갖고 메시지를 던진다. 기레기라고 조롱받긴 해도, 어딘가에는 아직도 기자정신에 입각해서 언론인의 자세로 사고하고 글을 쓰고 말을 한다. 나는 기자들이 기사 한 꼭지, 혹은 방송 3분 분량 그 순간만큼은 역사가가 될수도 있고, 철학자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호한 표현을 쓰는 타입이 아니라 통찰력과 직관을 갖고 짧은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하는 시대의 사관, 그런 재능을 가진 이들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