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나는 캥거루다

p5kk1492 2024. 6. 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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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층 높아진 캥거루족…부모 품 못 떠난 30대 ↑

30대 초중반 청년 중 캥거루족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캥거루족은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아 부모와 여전히 동거하는 청년을 말한다. 취업난과 주거비 부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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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여유가 없어 부모와 여전히 동거하는 청년을 캥거루족이라고 한다. 나는 캥거루다. 캥거루 하니까 호주 외노자 실적에 차도에서 폴짝폴짝 뛰던 작은 캥거루 녀석이 기억이 난다. 그 친구는 로드킬을 당할 수 도 있으나, 나는 방구석 이불안에 있어서 걱정없다. 대신 사회적으로 캥거루족으로 도장을 찍어주긴 했다. 로드킬이 나을지도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는게 참 애매하다. 직장이 있고 수입이 있어도, 독립할 만큼의 경제적인 여건이 되지 않으면 결국 부모가 마련해 놓은 주거환경에 기생하게 된다. 한국의 집값문제나 저임금 구조가 문제는 아닐것이다. 지금 청년층의 부모기생현상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자본주의가 임금의 상승보다 부동산의 가치상승이 수배이상 빠르기에 주거독립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에서의 히키코모리도 캥거루족의 현상과 닮아있다. 서구권은 자녀의 독립이 거의 강제적인 편이지만, 이탈리아 같은 경우 우리 한국과 유사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기사 외 내용이라서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내용은 아니다.

 

기사에서 20대의 캥거루족 비율보다 30대의 캥거루족 비율이 높아지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20대가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것은 사회적으로 유예할 수 있지만, 30대는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나는 20대나 30대나 여전히 최저임금의 삶을 사는 입장이라 이런 기사가 뭐랄까, 그냥 담담한 느낌이다. 그리고 미래의 기사에는 40대 캥거루족에 대해서도 문제라고 떠들것만 같다. 거기에 나도 포함될 예정이고 말이다.

 

나이를 떠나 경제적인 여유를 갖기 힘들어진 세상이다. 누군가는 커리어를 쌓으면서 점진적으로 경제적 여유를 얻는 집단이 있는 반면, 나같이 최저임금으로 인생을 보내는 부류가 있다. 당신들의 성취나 능력을 존경하는 만큼, 노력하지 않고 있는 한심해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너무 낙인을 찍고 바라보지는 않았으면 한다. 노력도 재능이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안타까운것은, 능력을 통해서 성공한 이들의 자존감에 가려진 무능력자들의 자책감이다. 자신의 능력없음에 따른 자본주의에서의 평가가 워낙 잔인하기에, 누구보다 스스로를 비하할 수 밖에 없다. 캥거루족으로 낙인을 찍으면서 보호대상으로 바라보는 이 기사가 딱히 고맙지가 않은 이유다. 그들에게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독립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람으로 보일까. 캥거루가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