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있었더라면
자유와 고독은 한 몸이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인내가 필요하다. 늘어나는 가족 수만큼 개인이 누릴 자유는 줄어든다. 자녀가 없으면 없는 만큼 편하고 자유로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면서 느끼는 친밀감은 맛보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이런 문제는 개인의 가치관과 관련되어 있어서 어는 쪽이 옳다 혹은 틀리다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다만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 가운데 아이가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며 눈물짓는 사람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결혼에 이어 자식에 대한 후회관련 내용이 연속되어 등장한다. 결혼하지 않아 후회하고, 자식이 없어 후회한다. 나를 두고 하는 말인 느낌이 든다. 그런데 사실 가족과 사람들 사이에서도 고독함의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군중 속의 고독, 결국 인간은 관계 속에서 자아를 발견함은 사실이지만, 결국 원초적으로는 고독한 인간이다. 고독 속에서 성장하고, 관계형성의 중요함을 느낀다.
그게 꼭 가족을 만드는 결혼, 그리고 그 결실로 낳는 자식이 후회없음이란 결론을 내기엔 처한 상황이 복잡하다. 결혼하지 않고 자식없이 살다가 죽어갈 때 후회함은, 자신이 살아가는 동안 결혼과 자식을 포기한 것에 대해 나름이 사연을 망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 죽음이란 거대한 망각이 후회의 감정을 가져다 주는 것 말이다.
아마 결혼과 자식에 관한 후회에 대해서 내가 유일하게 지금 반론을 적고 있긴 하다. 대체적으로 공감하거나, 공감하지 않더라도 수긍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위의 두가지는 내가 앞으로 하지않을 가능성이 높다보니, 나도 나름의 당위성을 만들어야 하나보다. 나도 죽을때 후회할까? 그렇게 심혈을 기울여 구축한 결혼없는, 자식없는 삶을 죽음이란 종착역 앞에서 산산히 박살내는 후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