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가제 죽어가는 연어를 생각하며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인이여한가롭다진흙창에 발 묻고풍요를 노래하는 시인이여어리석다행복을 노래하는 시인이여알을 까고죽어가는 연어를 생각하라한가롭지도 않고풍요롭지도 않고더더구나 행복하지도 않은진실을 응시하는 시인이야말로아름답고 풍요로우며 행복한 사람이다 감상시인이 아름다움이나 풍요를 노래하는 것보다, 비루하고 괴로우며 불행한 삶을 시적 언어로 남기는 시인이 되려 진실되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예술은 풍요로움에서 나오는 것과 비루하고 괴롭고 고통스러운 불행에서도 꽃피기도 한다. 후자에서 나오는 예술이 아무래도 우리네 삶에 더 울림이 크다. 가제 그만두자 그만두자욕망으로 부풀어진 얼굴배은망덕의 남루한 몰골냉기 등골을 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