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박경리, 1부 옛날의 그 집 <산골 창작실의 예술가들>

p5kk1492 2024. 10. 2.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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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

 

산골 창작실의 예술가들

 

멀리서 더러 보기도 하지만

방 안에서도

나는 그들을 느낄 수 있다

논둑길을

나란히 줄지어 가는 아이들처럼

혼신으로 몸짓하는 새 새끼처럼

잔망스럽게 혹은 무심하게

머물다 가는 구름처럼

그들은 그렇게

내 마음에 들어오는 대상이다

 

회촌 골짜기를 떠나 도시로 가면

그들도 어엿한 장년 중년

모두 한몫을 하는 사회적 존재인데

우습게도 나는 유치원 보모 같은 생각을 하고

모이 물어다 먹이는

어미 새 같은 착각을 한다

 

숲속을 헤매다 돌아오는 그들

식사를 끝내고 흩어지는 그들

마치 

누에꼬치 속으로 숨어들 듯

창작실 문 안으로 사라지는 그들

오묘한 생각 품는 듯 청결하고

젊은 매같이 고독해 보인다

 

ㄴ 시적 은유가 아니고, 실제 저자 주변의 젊은 예술가들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드러낸 시가 맞는지가 의문이다. 시에 대한 이해력이 소설보다 훨씬 떨어진다. 이번 박경리 유고시집은 시적인 형태의 에세이라서 아마 해당 내용이 실제 주변의 후배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여진다. 저자가 젊은 예술가들에 대해 모성이 담긴 정서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나도 누군가가 글이나 말의 흔적을 남기는 모습을 보고 저자와 같은 정서로 다가온다면 좋을 듯 하다. 나도 좀더 내공이 쌓여서 하꼬들의 하꼬로 자리매김한다면, 또다른 하꼬들을 위해 즐겁게 응원할 수 있는 하꼬블로거 이제 하꼬 유튜버가 되고싶다는 기분이 든다. 누군가에게 동질감이나 연민의 정서, 그리고 같은 동류라는 마음으로 연대하는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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