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읽은 책 그리다가, 뭉클 이기주 저

p5kk1492 2024. 10. 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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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동기는 솔직히 북마스터 선정도서라서다. 그런데 책 좀 읽는 북마스터의 선택이 확실히 신뢰도가 높은, 소위 닉값한다는 표현이 어울리긴 하다. 이번 책은 에세이였는데, 그림과 글이 함께 어우러진 책이었다. 저자가 글재주와 그림솜씨까지 갖춘 소위 재능러다. 에세이는 보통 저자가 어떤 생각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책의 대한 감명이 제각각이다. 솔직히 에세이는 작가가 살아온 내공을 볼 수 있는 장르다.

 

에세이라는게 사실 쉬어가는 느낌으로 읽기도 좋은게, 대체로 어느정도 삶에 대해 원숙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 비슷한 면이 있다. 다만 그 표현을 어떻게 하는가의 차이는 있다. 이를테면 유시민 작가의 에세이는 워낙 달변에다 지성을 갖춘 소양을 글에도 녹아있다. 에세이지만 거의 인문학 서적이나 철학 서적에 준하는 수준이다. 김이나 작사가의 에세이는 작사가 다운 재능답게 에세이도 마치 한편의 노랫말과 같이 감수성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에세이는 독특하게 그림과 글을 묶어서 작가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매우 흥미로운 에세이였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감상하는 수준이 제로다. 소설을 읽는 수준은 그래도 가끔은 보통의 독서처럼 잘 이해하고 서사에 공명한 적도 있지만, 그림은 진짜 까막눈이다. 이 책은 저자의 그림과 함께 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림에 서사가 생긴다. 작은 미술관에 갔더니 그림을 그린 작가가 직접 도슨트의 역할을 하는 느낌이다. 그림마다 가끔인 작가의 인생관을, 때로운 동네 형님의 가벼운 농담같은 메시지를 전해준다.

 

아마 그림을 좋아하고 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번 에세이는 글과 그림의 시너지를 체험하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에 그림을 순수하게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일단은 그림만 먼저 감상하고 나서 글을 보는 식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분명 순수 그림 감상파들이 있을거 같아서 사족을 달아본다. 나와 같은 글만 보는 그림맹들에게는 공감해달라는 바람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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