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흔적

짧은 소감 이반 일리치의 죽음 톨스토이

p5kk1492 2024. 5. 1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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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왜 읽었을까, 2013년에 덜컥 지른 열린책들 오픈파트너스 떄문이다. 나는 책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특히 고전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소설도 어려운데, 고전 소설은 더 어려워 말이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200권이나 생겨버린 내 전자책을 소화해 내야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말그대로 죽음에 대한 치열하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다. 주인공인 이반은 평범하게 승승장구하며 살던 인물이다. 판사의 자리에서 적당한 출세욕과 넉넉한 수입, 그리고 그 조건에 맞은 부인의 자녀까지 갖춘 인물이다. 큰 고민없이 유유자적 자신의 삶을 살던 그가 결국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물론 처음엔 애매모호한 의사의 진단에서 시작하다 결국 죽게 될 것을 알게된다. 이반은 자신이 죽을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점부터 정말 극적으로 추락한다. 마치 영원히 유유자적하며 살줄 알았던 이반, 그에게 죽음이란 남얘기였던 것처럼 말한다. 카이사르 같은 인물은 죽지만 자신은 예외라며. 

 

이반의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육체적 고통도 심해진다. 그러나 더 큰 고통은 주변의 행동이다. 그의 아내는 죽을 병임을 알고도 마치 성실하게 간병해주는 참된 아내의 모습으로 위장한다. 이는 이반의 시선에서만이 아니라, 아내 스스로도 남편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주변은 이반이 죽지 않고 마치 고칠 수 있다는 듯 거짓으로 행동한다. 타인의 죽음, 아니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의 죽음에 대해 아무도 슬퍼하거나 동정하지 않는다. 그의 죽음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는 듯한 묘사에 이반의 죽음은 너무나 극적으로, 아니 초라하게 끝이난다.

 

이반은 어떤 잘못을 했길래 죽을병에 걸린 상태에서 모두에게 외면당하고 있었을까. 표뜨르나 게다림처럼 적당히 도움을 주는 인물이 있었지만, 진심으로 그의 죽음을 위로해주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다. 죽음은 온전히 죽음을 맞이한 이에게만 느껴지는 괴로움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죽을병에 걸리면 주변은 어떤 반응일지도 상상해봤다. 내가 이반이라면, 견디기 힘든 통증과 거짓된 가족과 주변의 행동들을 겪었을때 이반과 같은 분노와 괴로움을 동일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나에게 비극이더라도 남들의 시선에서는 그제 이솝우화의 불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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