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감상평 넷플릭스 오지지널 트렁크(2024) 8부작

p5kk1492 2024. 12. 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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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트렁크 소설을 보고, 영상화된 작품을 감상하는 작업을 오랜만에 했다. 원작과 미디어를 보면서 감상을 한 작품 중에 트렁크의 저자 김려령의 우아한 거짓말이 있었는데, 참 좋았다. 그래서 트렁크 공개 예정 때부터 기대가 컸다. 김려령 작가의 소설이 왠지 미디어화 하기에 좋은 작품이란 생각도 들었고, 주연 배우 공유와 서현진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설 원작과 드라마는 골조는 같지만 다른 작품이라 봐야겠다. 우아한 거짓말은 사실 소설의 내용을 잘 살리기 위한 정도의 영상화, 물론 영화만의 색깔도 있지만 이번 트렁크는 결이 많아 달라졌다. 달라졌다고 싫었던 것은 아니고 내 입장에서는 드라마로, 8부작 작품으로 만들기에 잘 각색한게 아닌가 싶다. 원작 자체를 완전히 바꾼건 아니라서 각색이란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포커스나 앵글,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든점이 나는 나름 괜찮았다.

 

원작을 읽을 때는 주인공이 NM이라는 계약결혼이란 직업을 수행하는 일종의 직장인스러운 서사가 재밌었다. 소설이 가진 분량의 넉넉함으로, 가상의 직업을 현실적인 직장생활과 결부시켜서 그려나가는 모양새가 나름 재미가 있다. 드라마는 NM이란 설정을 유지하면서 좀더 서현진 배우, 그리고 공유배우의 아내의 재혼남과 NM의 대표와 주변인물 등 정도만 다룬다. NM에 대한 포커스는 줄이고 그 독특한 설정, 오히려 세상에서는 인정받을 수 없는 비밀스런 직업이란 부분으로 포인트를 잡았다. 드라마입장에서는 이게 차라리 연출하기에는 적당한 장치설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원작에서는 주인공의 계약결혼 대상이 드라마정도까지 비중이 있진 않았다. 이렇게 되면 사실 드라마로 살리기는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서현진 배우 만큼이나 서사가 있는 공유 배우, 그리고 주변인물 들도 색감있게 잘 넣으면서, 드라마의 속성을 잘 살리지 않았나 싶다. 원작은 주인공이 중점인 내용이고, 주변인물 마다 색깔이 있어도 내 입장에서는 주인공만 따라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드라마도 물론 서현진 배우, 공유 배우가 중심이지만 영상은 주변 인물들이 포커싱이 될 때마다 잠깐이나마 해당 배역에 몰입 혹은 이입이 된다. 내가 아직도 소설맹인 부분이 영상매체에 절여져 있긴 해서 이런 소감이 나온다.

 

트렁크 소설에서도 위기감을 조성하는 악역 엄태성은 드라마에서는 좀더 강력해진 역할을 부여했다. NM키퍼도 살해할 정도의 통제불가능성을 서사에 집어넣었고, 드라마 내내 그의 등장으로 위기감을 강렬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뜬금없지만 공유배우가 참 강아지같은 느낌으로 연기를 잘하긴 하더라. 비쥬얼적으로 멋진 배우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게 우리입장에서는 큰 재미다. 서현진 배우는 차가운 느낌과 따뜻한 느낌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캐릭터를 잘 표현하는데, 이번에도 대단했다. 아마 이번 작품에서 배드신은 처음이 아닌가 싶긴 한데, 물론 이서연 역의 정윤하 배우가 상당한 수위의 연출을 했지만 서현진 배우입장에서도 도전적인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다.

 

넷플릭스 조회수 순위에서는 크게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고 있다. 내 입장에선 서현진배우와 공유배우가 참 매력있게 잘 그려낸 작품이 되었다. 로기완정도로 원작을 뜯어고쳐서 장르를 바꿔버린 것은 아니다. 원작 소설을 감명깊게 읽은 사람들 입장에선, 아무래도 NM의 가상회사와 직업, 그들의 직장인스러움을 흥미롭게 읽었다면 다른 드라마다란 생각이 든다고 본다. 그래도 드라마라는 장르를 연출하는 입장에선 이렇게 핸들을 틀어서 만들기로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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