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이기

가끔은 추노를 꿈꾼다.

p5kk1492 2024. 5. 2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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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생활이 꽤나 만족스럽다. 좋은 영화나 드라마도 즐겨 보고 있고, 최근에는 나만의 글과 말을 남기고 있다. 무엇보다 예전의 직장에서 인간관계보다 요즘이 좋은게 큰것도 있다. 일 자체의 강도를 떠나 그냥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관계가 좋다. 동료들과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은 직장이라 그런가 보다. 만족스럽다.

 

만족스럽지만, 가끔은 다 그만두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추노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역마살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작 정말 힘들었던 요양보호사 시절에는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죽고싶다는 생각이 대신 들었기 때문에, 그냥 살고 싶지 않았던 기억이 꽤 있었다. 사람이 죽음을 생각할때, 마치 터널에 있는 것과 같다. 죽음 이외에는 해답이 없는 것처럼 느낀다.

 

예전 직장에서 죽을만큼 괴롭힘을 당하거나 힘들었던 곳이 절대 아니다. 문제는 나한테 있었다. 당시에 나는 내 상태를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로 긴 시간을 보냈다. 그냥 살아 움직이는 시체였다. 친한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도 나는 말을 하지 못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말 문이 안 열렸으니까.

 

시간이 약이라는 어른들의 말처럼, 내 상태는 시간이 해결해줬다. 내가 딱히 노력한게 없었지만, 다행히 좀 나아졌다. 그렇게 오늘까지 왔고, 요즘은 그래도 뭐라도 해보려고 하고 있다. 오랜시간 안읽던 책도 읽는데 다가 관심도 안갖던 소설장르를 찾는다. 이러다 또 어디론가 다 버리고 떠날지도 모르겠지만, 개선하고 있다.

 

좋아지는 상황에서도 가끔은 추노의 감정이 솓구치는 것은 호주에서의 생활 떄문일지도 모르겠다. 서울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도망치듯 선택한 나라, 그렇게 만났던 인연들과 추억이 나를 살려줬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지만, 비겁한 선택이 나를 살아있게 만들었다. 나중에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는 정말 모든걸 버리고 달아나야 겠다. 정말 살고싶은 생각이 들때, 또 한번 기꺼이 비겁해 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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