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에게 파리증후군이 있다면, 나아게는 독일 증후군이 있었다. 스스로 슈바인스 이펙트라고 부르던, 독일에 대한 강한 선망의식이었다. 유명한 철학자등이 독일인인 경우도 꽤 많지 않은가. 니체나 쇼펜하이어, 헤겔, 마르크스, 오스트리아 출신이지만 프로이트도 독일어로 정신분석학 저서를 서술했다. 프란츠 카프카도 체코출신이지만 독일어로 문학작품을 만들었다. 참 독일이란 나라, 언어, 그들의 문화는 어떤 동력을 갖고 있을까 궁금했다.
나는 독일에 대해 실망했다기보다, 독일을 선망했지만 실천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해 절망했다. 정말 독일을 사랑했다면, 독일어를 배우거나, 독일에 워킹홀리데이를 도전했을 것이다. 허나 나는 타협점으로 영어를 기반으로 한 호주를 택했다. 반쪽자리 선택일 수 있었지만, 만약 내가 슈바인스 이펙트에 헤어나오지 못하고 계속 꿈만 꿨다면 더 실패했을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이 지금의 상황에 어울릴 수 있지 않을까. 지나친 선망이나 환상은 경계하고, 냉정하게 어떤 가치에 대해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나에게 있어 독일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한글로 번역한 독일어 작품의 번역본일 뿐이다. 그들의 생각이나 주제의식은 한글로 번역된 책으로 충분하다. 독일이란 나라에 갈 이유가 있을지는 두고봐야겠다. 여행을 목적으로 갈 생각은 없고, 나중에 노인 봉사 프로그램 등과 같은 경력을 살린 봉사비자가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긴 하다. 그들과 호흡하고 싶은것은 사실이니까.
이과정에서 환상은 버리고, 현실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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